조선신보 “김정은, 文 8.15기념사에 대화단절 결정”
文대통령 경축사 '망발' 비난하며...“궤변 늘어놓은 것”
“아랫사람 써준 것 읽어내렸다고 해도 당사자에게 책임”
2019-08-22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북한이 남북대화 교착의 결정적 계기를 한미연합군사훈련으로 꼽으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언동이 엄중한 문제로 부각됐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그간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로 인내의 한계를 벗어났다고도 주장했다.
북한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김지영 편집국장은 22일 ‘동족대결로 인해 상실된 대화의 동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며 비판했다.
조선신보는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 망동은 엄중한 문제로 부각됐다. 한미 합동 군사연습의 강행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언동이 북남관계를 파국에 몰아넣었다”고 했다. 정부가 거듭된 북측의 남북공동선언 이행 요구와 경고를 무시하고 한미군사연습을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조선신보는 지난 4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과 7월 25일 미사일 발사 등을 언급하며 “남조선 당국자는 이러한 ‘평양발 경고’를 무시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지적하고 나섰다. 조선신보는 “남조선 당국자는 동족대결을 일삼는 저들의 처사를 합리화하고 북남 교착의 책임을 북측에 전가하는 자기기만에 빠졌다”라며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그 집중적인 표현이었다”라고 했다.
조선신보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대화 상대를 반대하는 전쟁연습을 한창 벌리고 있는 때에 대화 분위기니, 평화 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며 “그러면서 북의 최고영도자의 지도 밑에 진행된 상용 무기 개발 시험들을 ‘우려스러운 행동’으로 부르며 도발적 언사를 나열했다. 이는 북측 당국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망발”이라고 했다.
이어 “북측 당국은 광복절 전까지만 해도 ‘군사연습을 걷어치우든지,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라’라고 강조하며 대화 재개의 여지를 남겨 두었다”라며 “그런데 광복절 망발이 터져 나온 뒤 남조선 당국은 군사연습이 끝나면 저절로 대화 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북미 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조선신보는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읽어 내렸다고 해도 발언의 당사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북측은 남조선 당국자가 북남 선언 이행에 대한 바른 자세를 되찾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