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내부 전산망 오류로 1천억 입찰 기회 날려

지난해 대규모 전산망 먹통에도 금융사고 빈번히 발생

2013-12-1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농협은행의 내부 전산망 오류로 한 기업이 1000억원대 사업 입찰기회가 박탈되는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10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시내버스 외부광고 대행 운영사업자 선정 입찰을 실시했다.이번 사업은 내년 1월부터 향후 3년 간 7512대의 버스광고를 전담하게 되는 건으로 총 7곳의 입찰자들이 대략 1200억~1300억원의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사 역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서울신문사는 입찰에 참여하면서 입찰가액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인 61억원을 보증금 명목으로 우리은행 서울무교지점을 통해 입찰보증금 계좌를 관리하는 농협은행으로 송금했다. 입찰 마감시간은 오후 4시로 서울신문사는 입찰가액 보안을 위해 마감 30여분 전인 오후 3시 35분에 입금했다.일반적인 자금 이체는 은행 간 전산망을 통해 직거래가 가능하지만 10억원이 넘는 거액은 한국은행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며 이를 지준이체라 한다.시중은행들은 지준이체 시 거액의 자금 특성 상 이중 삼중의 보안장치를 마련해 놓는다.거액 자금이나 긴급 자금을 본점에서 일선 영업점으로 넘길 때는 해당 영업점 직원이 알 수 있도록 직원 단말기의 알림 벨이 자동으로 울리거나 ‘팝업 창’(돌출화면) 등으로 '자동알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해당 영업점 지점장에게도 따로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통상적이다.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자동알림' 기능이 농협 내부 통신망 오류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입찰 마감시간인 오후 4시가 지나서야 농협 측이 지준이체가 이뤄진 것으로 깨달은 것이다.결국 서울신문은 농협은행의 실수로 인한 보증금 미납으로 입찰에서 낙찰됐다.농협은행은 지난해 4월에도 대규모 전산 장애가 발생, 열흘 넘게 복구하지 못하는 사태도 있었다. 이후에도 전산망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금감원이 조사에 나서 중징계를 내리는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책임을 우리은행으로 돌리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농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농협 쪽으로 자금이 들어온 시간이 마감 입찰 전은 맞지만 우리은행에서 돈이 들어올 때 4시까지란 단서를 언급해주지 않았다"며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통상적으로 한국은행 지준 이체 마감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이라 업무 상 혼선을 빚은거 같다"고 해명했다.자동알림 기능 미작동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거의 이런 사항이 생기지 않지만 공교롭게도 당시 내부 통신망 오류로 알림이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