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홍삼 시장 수성 가능할까

국내외 매출 감소 속 후발 주자 추격 거세

2012-12-11     성현 기자

[매일일보 성현 기자] KGC인삼공사가 급격한 매출 감소 속에 후발주자들의 약진에 직면했다.

국내 대형마트업계 1위인 이마트는 12일 ‘홍삼정’이라는 홍삼농축액 제품을 출시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홍삼전문 기업인 삼흥과 손잡고 약 1년간의 사전기획을 통해 만든 홍삼농축액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 가격 경쟁력도 좋아 이마트 홍삼정(240g)의 가격은 인삼공사의 동일용량 제품 대비 30%나 저렴한 12만8000원이다.그러면서도 품질에는 만전을 기해 우수한 인삼재배농장에서 잔류농약 조사를 통해 안정성이 확인된 6년근 수삼을 계약재배한 후 강화도의 해풍, 태양건조 등 70여일간의 자연건조와 황토방건조를 통해 생산한다.김향화 이마트 PL 상품개발 담당 개발자는 “저렴한 가격과 최고 수준의 품질인 만큼 기존 홍삼시장에도 가격경쟁을 통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사실상 인삼공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인삼공사의 홍삼브랜드 정관장은 현재 국내 인삼 시장의 72.3%를 차지하고 있다. 절반을 훨씬 웃도는 무소불위의 점유율.하지만 최근 인삼공사의 실적을 보면 이마트 측의 선전포고가 엄포는 아니다. 인삼공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173억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을 놓고 봤을 때 24.1%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63.0%, 61.9% 줄었다.누적 실적도 좋지 않다. 1~3분기 인삼공사의 매출은 총 6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8.6% 내려갔고 영업이익은 1273억원으로 35.0% 감소했다.이는 주력 상품인 정관장의 중국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인삼류 수출액은 1억2549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가량 감소한 수치다.특히 정관장이 속한 홍삼류 수출액은 42.2%나 줄었다.aT 관계자는 “인삼공사가 지난해 중국에 50개 매장을 열면서 들여놓은 홍삼이 아직 다 소진되지 않았고 중화권의 경기 부진도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반면 홍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삼음료 수출액은 9.9% 늘었다. 가격은 홍삼이 인삼음료의 45배나 된다.국내 홍삼 판매도 부진했다. 통계청 제조업동향조사를 보면 홍삼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 7월 33.5% 감소한데 이어 8월에도 36.6% 줄어들었다. 생산량은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매달 10~30% 감소하고 있다.인삼공사를 따라잡고자 혈안이 된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매섭다.특히 정관장에 이어 홍삼시장 2위를 달리고 있는 농협은 지난 2010년 9월 브랜드 통합 이후 신규 매장 300개 출점 계획 등을 밝히며 ‘인삼공사’ 추월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상황이다. 올해 초에는 축구스타 박지성을 모델로 발락, 대외 홍보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이와 관련, 이준태 NH한삼인 대표이사는 “인삼 재배농가의 소득 증대와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이 같은 상황에 증권가에서도 인삼공사의 부진을 우려했다.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인삼공사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는데, 국내 부문이 19%, 해외부문이 57%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며 “대규모 판촉비 집행에도 불구하고 이후 소비침체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차 연구원은 이어 “해외부문의 경우 지난해 적체된 해외재고가 4분기까지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돼 내년에도 중화권의 한국 홍삼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인삼공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건강기능식품시장 자체가 10% 줄어든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이마트 상품도 자사 제품과 시장이 달라 파장이 적을 것으로 본다”며 “경기가 살아나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