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외교 위기관리능력이 대선 최후 변수될 듯

박완규의 좋은아침

2013-12-12     박완규 칼럼니스트/GTN-TV 주필
[매일일보]마치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 북한이 대한민국의 대선정국에 때 맞춰 대형 사고를 쳤다.북한이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꼭 일주일 앞둔 12일 오전 장거리 로켓 ‘광명성3호’를 전격 발사하면서 각 언론들이 정치권에서 한 목소리로 내는 규탄내용과 함께 ‘대선정국의 막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예상을 쏟아내고 있다.특히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두 유력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신북풍(新北風)'이 대선판에 직ㆍ간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는 것이다.분명한 것은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세(勢) 불리기 경쟁 속에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던 대선판은 일시에 `안보정국'으로 전환될 공산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두 후보의 외교·안보·대북 공약과 더불어 한반도 위기관리 능력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그동안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강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로켓 발사 계획을 철회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온 상황에서 쏘아 올린만큼 ‘안보위기론’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에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북한과 국제사회의 ‘강 대 강’ 대치가 전개되면 로켓 발사로 인한 ‘북풍’은 일주일도 남지 않은 대선 정국을 관통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같은 북한발(發) 돌발 변수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속단하기는 어렵다.박 후보와 문 후보 측은 일단 북한의 로켓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북한 로켓 발사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간 모습이다.일각에서는 대북 강경론이 힘을 받으면 보수진영의 박근혜 후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긴장완화 여론이 탄력을 받으며 진보진영의 문재인 후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동시에 이번 ‘북풍’이 대선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그동안 북한의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여러 차례 경험한 데다, 역대 주요 선거 때마다 빠짐없이 `북풍'이 화두에 떠올랐고 이번 로켓 발사 역시 예고돼 있었기 때문이다.또한 이번 대선판 자체가 보수와 진보의 정면 대결 양상을 띠며 보수진영의 결집력이 공고한 상태라는 점에서 안보위기론 확산에 따라 보수진영이 응집력을 제고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다만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의 외교·안보·국방 정책이 남은 기간 재조명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누가 당선이 되든 차기 대통령은 외교·안보 방향 설정이 최우선 책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한국이 동북아질서의 재편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자칫 발을 잘못 내디뎠다가는 국가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걸고 도박할 수는 없다.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등 세계 열강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점에서 차기 정부는 싫든 좋든 이들 국가와의 교감이 필요하고, 반대편조차 품에 안는 외교안보 대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극단적인 친북·종북 세력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국가와 국민의 동력을 결집해야 하는 것이다.제18대 대선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가안보를 반석에 올리고 통일의 길을 확실하게 모색해 나갈 수 있는 후보의 외교·안보 위기관리능력 여부가 대선정국 최후의 변수가 되지 않을까.

박완규 칼럼니스트 / GTN-TV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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