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재차관 "저물가 일시적 공급측 요인....디플레이션 아냐"

사상 초유 ‘마이너스 물가’에 기재부·한국은행 긴급 회동 윤면식 한은 부총장 “기술진보 등 구조적 요인이 더 영향”

2020-09-03     박규리 기자
김용범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성장률 하향 조정에 물가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년 초부터 0%대 중반에서 움직이다가 8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난 직후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와 함께 물가동향을 긴급 점검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47차 거시정책 협의회에서  "일각에서 수요둔화로 저물가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디플레이션(상품·서비스 가격의 전반적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다"며 "하지만 현재는 물가수준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가는 기본적으로 수요측과 공급측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공공요금과 조세, 복지정책에 따른 소비자부담의 변화 등 정책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농산물과 국제유가 등 공급측 요인은 기상상태와 국제적 수급,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변동성이 높아 물가의 단기적인 급등락은 공급측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계청도 이같은 저물가 흐름은 국제유가와 농산물의 가격 하락, 무상복지 등 정부 정책에 따라 내수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꼽은 바 있다. 김 차관은 그러면서 "당분간 공급측 요인의 기저효과가 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은 0% 내외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연말부터는 0% 중후반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 예상한다"고 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윤 부총재도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저인플레이션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개방도가 높은 가운데 IT기술 보급과 온라인 거래 확산 정도가 빠르고 인구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경기순환보다 구조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