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銀에게 한국은 현금 인출기인가
배당금 및 경영자문료 명목 매년 해외로 거액 송금
경영자문료 내년 세무조사 쟁점 사항 관측
2012-12-1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행장 리처드 힐, 이하 SC은행)이 갖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거액의 중간배당을 책정해 금융당국 및 여론의 지적을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시장 철수론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 탈루 의혹까지 붉어지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SC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C은행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매년 1000억 원 안팎의 경영자문수수료와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했다.올해 역시 지난 3분기까지 영국 본사로 900억원의 금액을 같은 명목으로 지불했다. 이 같은 금액은 같은 기간 SC은행의 당기순이익인 1580억원의 60%에 해당하는 수치다.이 자문수수료에 대해 SC은행이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어 세금 탈루 논란이 일고 있다.해외 본사에서 국내 법인에 대한 경영자문 등의 용역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받았다면 부가세 부담이 해외 본사에 있지만, 편의상 국내 법인이 ‘대리납부’ 하고 있는데 SC은행은 ‘대리납부’를 안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SC은행 관계자는 “해외에 본사가 위치한 회사의 경우 국세청과 금융당국의 승인 하에 경영자문수수료 및 브랜드 사용료 등을 지급한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부가세 과세 규정이 명확치 않아 지난 2010년 법률회사에 자문을 구해봤지만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세금을 탈루할 의도가 있었다면 분기보고서 상에 이에 대한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을 공시했겠느냐”고 반문했다.실제로 SC은행은 지난달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 상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했다. 추후 세무조사 등에서 이에 대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SC은행 측은 내년에 국세청 정기세무조사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하지만 지난 9월 1000억원이란 거액의 중간배당에 이어 비슷한 규모의 경영자문수수료가 SC그룹으로 지불되고 있다는 소식에 일각에서는 국부유출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당초 SC은행은 중간배당으로 2000억원을 책정했지만 내년 바젤III 도입을 앞두고 자본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금감원의 지적과 국부유출이란 사회 여론에 밀려 배당금을 감액했다.여기에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한국 시장 철수에 SC은행이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국정감사에서 리처드 힐 은행장이 “한국시장에서 철수 안한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리처드 힐 은행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SC그룹이 SC은행 실적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배당금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SC은행은 올해 초 잠실IT센터를 매각해 2000억원 가량을 확보했으며 본점 빌딩도 처분하려 했지만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이에 대해 SC은행 관계자는 “한국시장 철수설 등 ‘사실무근’인 여러 의혹 제기 등에 난감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