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중국시장 공략 강화 나선 이유는?
패션사업 성공으로 자신감 얻은 뒤 사업 다각화
2013-12-16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중국에서의 사업을 다각화 하며 현지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지난 11일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중국 상하이 웨스틴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중국 사업을 패션·외식·레저·문화등 4개 군으로 다각화해 ‘매출 10조원, 종업원 10만명, 영업이익률 20%’를 달성 하겠다”고 밝혔다.박 부회장은 특히 외식과 레저, 문화사업을 중국 이랜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그간 패션에 치중돼 있던 현지사업 방향을 다른 부문까지 균등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이 같은 박 부회장의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2일, 이랜드는 중국 상해의 진챠오와 빠바이반 백화점에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1, 2호점을 각각 개점했다.애슐리 중국 1,2호점은 각 1530㎡, 1200㎡ 규모로 중국에 선보인 국내 단일 외식브랜드로는 최대 규모다.이랜드는 중국 내 유통 인프라를 이용해 2015년까지 애슐리 매장을 200개까지 늘려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며, 이미 중국 내 20개 정도 대형 매장에 입점을 확정한 상태다.이와 함께 이랜드는 10개의 호텔 체인망 구축은 물론, 중국 내 여행사 설립을 통한 관광 상품화 등을 통해 내년부터 레저, 문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그런데 이 같은 이랜드의 방침은 최근 경쟁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동남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과는 사뭇 대비되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실제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업계 공룡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성이 한풀 꺾였다고 판단,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규모를 줄이고 대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신세계그룹은 한때 27개에 달하던 중국 이마트 점포수를 현재 16개로 줄였으며, 대신 베트남 U&I그룹과 손잡고 베트남 지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롯데 역시 베이징 롯데백화점을 매각하는 대신 내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014년엔 베트남 하노이에 지점을 내고 동남아시아 명품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특히 롯데의 경우 이미 인도네시아 30곳, 베트남 3곳에 운영 중인 롯데마트 현지 매장을 기점으로, 최근 합병 작업을 마친 하이마트와 규모를 확대해 동반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상황에서 이랜드는 유독 중국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에서의 패션사업 성공이 이랜드에 자신감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이랜드그룹은 현재 중국 231개 도시의 1200곳 백화점과 쇼핑몰에 입점해 있고, 직영하는 매장만 6000개에 달하며, 여성복·남성복·아동복·스포츠의류 총 30개에 달하는 의류 브랜드를 통해 올해 중국에서 2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중국 상해지역에서 매출 1위인 빠바이반 백화점에서 가장 잘팔리는 브랜드는 다름아닌 이랜드로, 현지에선 “이랜드가 빠지면 중국 백화점이 망한다”는 얘기가 나올정도로 입지가 두텁다.따라서 이 같은 인지도를 이용해 사업을 확대하면 다른 분야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상, 이랜드가 중국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한편, 이랜드는 현지 패션사업에 대한 역량도 지금보다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해외 유명브랜드를 이길 수 있다면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중국에 낼 패션브랜드 매장은 다른 브랜드가 위치한 곳의 옆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