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조국 법무장관 임명 두고 시각차
경실련 “개혁 추진동력 의구심” VS 참여연대 “검찰 개혁 노력 주문”
2020-09-09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조국 장관을 임명하자 시민단체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로 인해 개혁 추진 동력 얻을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표하는가 하면, 이미 임명된 만큼 흔들림 없는 개혁 추진을 주문하기도 했다.
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는 지난 8일 후보자 신분이던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이번 임명을 두고 재차 우려감을 표시했다.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은 “법무부 장관 자리는 이번 정권의 운명이 걸려 있고 사법 개혁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수행하는 자리인데 많은 의혹들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한 채 임명된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임명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깊어졌고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하락한 상태여서 국민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개혁이 추진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가 진행 중인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됨에 따라 향후 수사 진행 추이가 어떻게 되던 국민들이 그 결과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점도 문제”라며 “어찌됐던 조국 법무부 장관은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만큼 구체적 방안 등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메세지를 내놓아야 할 것이고, 검찰 역시 정치검찰이 아닌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조 장관의 과거 사회주의 운동 등과 관련한 비판을 내놓았다.
박 공동대표는 “임명 강행은 이미 예상됐던 결과”라며 “청문회에서도 스스로를 ‘사회주의자인 동시에 민주주의자’라고 규정했는데, 헌법을 준수한다고는 하지만 사상 논란이 불거진 인물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면 참여연대는 이미 임명된 만큼 찬반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그간 조 장관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검찰 수사에 대해선 ‘견문발검(見蚊拔劍·모기를 보고 칼을 빼 든다)식 수사’라는 비판을 내놓은 바 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그동안 매우 미흡했던 권력기관 개혁이 이번 인사로 강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게 사실이다”며 “대통령이 임명한 만큼 정권 차원에서 명운을 걸고 사법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