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패스트트랙 수사 앞두고 나경원 "나 하나만 조사하라" 리더십 승부수
리더십 흔들리자 "패트 지시한 제 책임...혼자 조사 받을 것"
"다만, 불법 사보임 관련 국회의장부터 먼저 소환 조사해야"
2019-09-10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패스트트랙(긴급처리안건) 충돌로 고소·고발당한 여야 국회의원 수사를 검찰이 직접 하게 되면서 경찰 소환에 불응한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 압박이 커진 상황과 관련해 "나 하나만 조사하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국회 당시 국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한국당 의원들의 정치생명이 위험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조국 청문회 양보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제가 원내대표로서 패스트트릭 관련한 모든 것을 지휘·지시했으니 저 하나만 조사하면 된다"면서 "불법 사보임에 대한 조사가 마치면 제가 직접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국회의원을 대표하는 원내대표로서 국회의장·다른 교섭단체의 원내대표들과 함께 국회운영 등에 관해 협의하는 역할을 담당했기에 혼자서 패스트트랙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날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전날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소환 조사 없이 패스트트랙 사건 고소·고발건 전체가 검찰로 이첩되는 상황과 관련해 "윤석렬 검찰의 노림수는 조국 하나를 미끼로 야당의원들 수십명을 보내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야당 의원들이 검찰에 출석하지 않으면 검찰이 수사시 방어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그대로 기소한다. 이제부터라도 야당 지도부는 지도자답게 지휘에 충실히 따라준 의원들을 벼랑으로 내몰지 말고 지도부만 검찰에 출석해 조사 받고 나머지 의원들은 법적 책임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것이 지도자의 자세"라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한 것처럼 하라는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은 불법 사보임과 관련된 문희상 국회의장 등의 관계자를 먼저 소환조사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검찰 조사에 응하기 전 사보임 사건부터 선수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한국당은 앞서 국회 충돌 사태의 원인이 불법 사보임에 있다며 지난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두 차례 사보임을 허가한 문희상 의장과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바, 이와 관련한 검찰 조사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