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이름 빼고 전혀 다른 공약

朴·文 첫 양자 토론…등록금 폭등 책임·해법·재원 공방

2013-12-17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지난 16일 저녁 공중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3차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반값등록금’ 정책이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정책이라는 점이 확인됐다.이날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역대 최고로 대학등록금이 올랐다”고 책임을 따지면서 “소득분위별로 등록금에 차등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고, 문재인 후보는 “박 후보의 반값등록금에 대한 입장이 번번이 바뀌었다”고 지적하면서, “소득에 따른 격차는 과세에 둬야지 복지는 평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사학법, 반값 등록금과 관계 없다” 주장 빈축
문재인 “소득별 차등 복지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

우선 “반값등록금은 우리 모두의 공통공약인데, 말은 같지만 내용은 다르다”고 언급한 문 후보는 “반값등록금에 대한 박 후보의 주장이 늘 왔다 갔다 했다. 2006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대표로 반값등록금을 주장했고 2007년 대선 때도 공약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런데 18대 국회에선 4년 내내 민주당의 요구를 시종일관 거부했고, 지난해 서울시장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공약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대하셨다”고 지적한 문 후보는 “지금 선거 때가 되니 또 반값등록금을 하겠다고 나섰다”고 꼬집었다.박근혜 후보는 “반값등록금에 대해 이 정부도 약속하고 실행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은 2006년부터 주장해왔고, 반대한 적은 없다. 학생들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해왔다”고 반박했다.이에 문 후보가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에 친박계 의원들만 찬성했어도 반값등록금 법안이 통과됐을 것”이라고 재반박하자, 박 후보는 “민주당과는 반값의 내용이 다르다”며, “모든 학생을 똑같이 지원하자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박 후보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은 무료, 소득 분위별로 형편이 괜찮은 사람들은 75%, 50% 하는 식으로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면 전체 14조원에 달하는 등록금 부담을 7조원까지 낮출 수 있다”며, “학교·정부·사회가 같이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했다.문 후보는 “학생들에게 절반 정도를 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는 박 후보 공약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하면 제어할 방법이 없다”며, “제 공약은 대학에 지원을 해서 등록금 자체를 반값으로 낮추고 저소득 계층은 또다시 별도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문 후보의 공세에 박 후보는 “이런 고통을 누가 시작했나를 생각해야 한다”며, “참여정부에서 역대 최고로 엄청나게 올려놓았고, 학생들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한다”고 쏘아붙이는 것으로 화제를 돌렸다.박 후보는 “참여정부가 등록금 자율화를 실시하면서 상한선도 없애고 대학에 대해 평가 기준을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시설 위주로 해서 학교 건물을 호텔같이 짓고 그래서 폭등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문 후보는 “거기에 대한 반성에서 나오게 된 공약이 반값등록금으로, 박 후보가 먼저 공약했지만 지금까지 약속을 안 지키고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해왔다”고 반박했다.이어서 문 후보는 “사학들이 등록금을 건물 신축에 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참여정부 때 사학법을 개정했지만 박 후보가 54일간 장외투쟁을 통해 사학법을 재개정하게 만들어서 사학에 대한 통제를 못하게 막았다”고 지적했다.박 후보는 “여기에서 사학법 이야기가 왜 나오느냐”며, “반값등록금은 사학법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고, 이명박 정부 기간 반값등록금 약속이 실현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벌써 했다”며, “대통령 되면 꼭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문 후보가 재차 “박 후보가 이사 4명을 추천한 영남대는 사학 중에 등록금이 가장 비싼 학교”라고 공격하자, 박 후보는 “추천은 개인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변협이나 의사협회에 추천 받아서 추천해드리고 일체 관여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한편 토론 말미에서 문 후보는 “소득을 따져서 차등지원하자는 것은 언뜻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복지는 공평하게 하고 세금을 더 많이 받는 것이 맞다”며, “소득 차이는 과세에서 둬야지 복지에서 두자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