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는 불공정 행위?
2012-12-25 황동진 기자
경영난 카드사들, 내년부터 서비스 혜택 축소 방침 줄이어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출장이 잦은 회사원 이모(36)씨는 최근 카드사의 일방적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에 울화통이 치민다.
모집 때는 온갖 감언이설로 ‘이런 저런’ 부가서비스가 많다며 꾀어내더니 정작 혜택을 많이 받아가는 고객에게는 일방적으로 축소해버린다니고 생각하니 괘심하기 짝이 없다.무엇보다 축소에 대한 단 한마디 해명도 없다.물론 카드사가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처럼 서비스 혜택이 많은 소위 VIP 혹은 VVIP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축소 통보’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온갖 감언이설로 모집할 땐 언제고”
이씨는 지난해 6월 집근처 E대형마트에서 현대카드 모집인의 간곡한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현대카드M’ 카드를 하나 만들었다. 모집인의 설명 내용 중 가장 마음에 들었든 점은 GS칼텍스 주유시 포인트 적립 그리고 적립된 포인트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집근처 주유소가 GS칼텍스 뿐이란 점과 해외 출장이 잦은 이씨에게는 꽤 괜찮은 혜택이었다.그런데 사용한 지 1년 반만에 최근 현대카드 측에서 혜택 축소에 대한 안내메일이 보내왔다.기존 GS칼텍스 주유시 150포인트가 적립됐지만 내년부터는 80포인트로 축소되며, 적립된 30 포인트 당 대한항공 1마일리지로 전환됐던 것이 적립 포인트를 35포인트로 확대 적용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지난해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사회 분위기에 떠밀려 대부분 카드사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수수료율을 내릴 당시 ‘신용카드 전도사’로 불리는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홀로 저항했다.그는 지난해 10월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젖소목장이 있는데 우유판매는 적자라서 정작 소 사고파는 일이 주업이 되었다”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유 값을 더 낮추란다”라며 카드업계 상황을 돌려 말했다.우유판매는 가맹점 수수료, 소 판매는 카드론 등 대출 사업을 의미했다. 수수료 수입이 적어 대출 사업을 했더니 가맹점 수수료를 더 낮추라고 압박하는데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그는 또 “신용카드사 처지를 우유목장에 비유해봤는데 우유배달에서 매일 1드럼을 사는 곳보다 1병을 사는 곳의 우유 값이 비싸긴 하다”며 “하지만 1병 배달은 지금도 대부분 손해인데 우유 값을 1드럼 사는 곳과 같이 하란다”고 주장했다.이렇게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힌 정 사장도 얼마 뒤 고개를 떨구어야만 했다. 현대카드의 모회사인 현대차에서 자동차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것.수수료율 인하에 적극 반대해 왔던 정 사장도 사돈어른(정몽구 회장)의 말을 차마 거역할 수 없었던 셈이다.당시 현대차의 압박에 현대카드를 비롯한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줄줄이 수수료율 인하에 동참했다.그러나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대신 그동안 제공해왔던 혜택을 슬그머니 축소시키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