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신형 화물전기기관차 '부실 설계' 의혹

현대로템 세팅실수로 제천영업소 입고된 8대 시험운행 중단

2013-12-25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코레일의 신형 화물용 전기기관차가 최근 오작동을 일으키며 시험운행이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설계 부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 충북본부 제천영업소에 입고된 화물용 전기기관차 8500호대 모델 8대는 지난 10일 영하 20℃ 이하의 추위로 차량외부에 설치된 변압기 속 오일 순환이 불가능해지면서 운행을 중단했다.화물용 전기기관차 8500호대는 1972년부터 1990년대에 걸쳐 도입된 8000호대 전기기관차 대차용으로 일본 도시바 제품을 사용해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조립, 생산하고 있다.현재 이 화물용 기관차는 경부선, 호남선,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 충북선 등지에서 객차 및 화차를 연결해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그런데 이번 오작동은 현대로템 측의 자체 실수로 인해 빚어진 사고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변압기 보호를 위해 온도가 급상승시 모든 기능을 차단하는 장치를 저 온도에서 차단되도록 세팅하는 실수를 범한 것.일각에서는 기존 8000호대 화물전기기관차의 변압기는 차체 내에 장착돼있는 반면, 신형 기관차의 변압기는 차량외부에 장착돼있어 온도가 떨어질수록 내부의 유압류 동결로 인한 순환 부족 상태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따라서 기온차가 심하고 산악 지형이 주를 이루는 충북·강원 지역에는 부적합한 설비로 보인다는 지적이다.이에 대해 현대로템 측은 소프트웨어 세팅문제로 판단, 곧바로 조치를 취했으며 운행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코레일 측도 가동 중단 후 현대로템 측에서 직접 방문해 조치를 취한만큼 현재는 아무 이상 없이 가동되고 있다며 안심시키는 분위기이다.하지만 이러한 양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형 화물용 전기기관차 8500호대의 초기 설계 부실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코레일 충북본부 제천영업소는 이 달 말까지 이 기관차 56량을 입고, 검사를 거쳐 전국에 배치 계획을 두고 있으며 현재 40량 가량의 8500호대 화물용 전기기관차가 입고돼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한편 코레일과 현대로템은 현재 고속열차인 KTX-산천의 잦은 결함사고와 관련한 피해 배상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