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한국경제 외풍까지 거세졌다
2020-09-22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한국 경제의 경기하강 국면이 24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곳곳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장기적인 경기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2일 현재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 이후 한일 경제전쟁, 홍콩 사태, 사우디 피격사태 등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미중 간 무역전쟁 경우 냉온탕을 오가며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타협 가능성이 엿보이던 미중 간 무역전쟁은 지난 20일(미국 시간) 돌연 분위기가 반전되더니 중국 대표단이 당초 예정됐던 미국 농장 방문을 돌연 취소하고 조기에 귀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합의’를 위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내년 대선 이후까지 끌고 갈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같이 좀처럼 미중 간 무역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홍콩 사태가 격화되면서 미중 간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만약 중국 정부가 무력진압에 나설 경우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의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는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더해 최근 들어서는 한일 간 경제전쟁이 본격화되고,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 사태라는 중동발 악재까지 돌출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례없는 엄중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렇게까지 지정학이 비즈니스를 흔들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례없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국 경제의 앞길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지난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24개월째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장 몇 개월 내 전환점이 생기지 않는다면 최장기 경기하강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어 반전의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