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안부는 매춘' 망언 류석춘, 그는 과연 지식인인가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기자가 태어나기도 전 과거 지식인들은 진정으로 지식의 쓰임을 알았던 것 같다. 과거 신군부 집권 당시 134인 지식인들은 성명서를 냈으며 서울대 교수들은 시국선언문 발표하면서 군홧발에 무자비하게 짓밟혔던 우리 국민들의 상처 난 민주주의에 큰 위로를 했다. 이후로도 교수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시국선언문을 통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진정한 지식인의 면모를 보여왔다. 그러나 흔히들 지식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에서 요즘은 과연 지식인, 특히 교수들은 우리가 알던 진정한 지식인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지난 5일 ‘조국 후보사퇴 촉구 및 문재인 정권 국정 파탄 규탄’ 전국 교수 시국선언을 최초로 제안한 인물이자 자유한국당 전 혁신위원장을 맡은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위안부를 두고 ‘매춘의 일종’이라는 망언을 했다. 또한 류 교수는 이러한 발언에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느냐’고 항의한 학생의 말에 “지금 매춘하는 사람은 부모가 판 것이냐”며 “다 살기 어려워서 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궁금하면 학생이 한번 해볼래요”라고 되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의 이 같은 막말에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류 교수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몰지각한 역사관으로 일본 극우보다 더한 망언을 청년 학생들 앞에서 그대로 옮겼다”며 “국민 노력에 재 뿌리는 매국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당도 류 교수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류 교수를 두고 ‘정신적 살인자’로 칭하며 “얄팍한 지식과 간악한 혀로 일제의 만행을 용인한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 가슴 아픈 역사 앞에 칼을 꽂는 막말을 보니 한국당 혁신위원장 출신답다”고 비난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류 교수 규탄 움직임이 이어졌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류 교수의 발언을 규탄하며 모든 대응을 준비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공식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발언이 “(강의) 스타일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학문의 영역은 감정의 영역이 아니고 이성의 영역”이라고 해명했다. 류 교수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학자적 양심을 내세우며 국민감정만 내세울 것이 아닌 사실(fact)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강제징용 문제로 한일관계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과 설사 자신의 역사적 인식이 그렇다 할지라도 교단에서는 자신의 편향된 역사인식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국가를 위해 자신의 한 몸 바치며 국민을 위로했던 지식인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