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제전쟁] 경제계 원성에 양국 정부 마주앉을까…“관계 회복 모색해야”

양국 갈등에 깊은 우려, 관계 개선 촉구…국제정세 위기감 가중 ‘제3국에서 한일 협업 지속적 추진’ 등 채택…“경제 교류 지속해야”

2019-09-25     황병준 기자
지난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최근 한국과 일본이 첨예한 외교·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국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또 한일경제인들은 양국 갈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대화를 통한 관계 복원을 양국 정부에 촉구했다.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는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행사를 마치면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공동성명에서 “최근 격동하는 세계 경제 속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을 통해 관계 회복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유럽에서는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 문제 장기화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미중 통상마찰이 서플라이 체인의 연관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또한 중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 층 고조되어 있는 등 국제 정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고 위기감을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양국은 정치 및 외교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경제계는 그동안 쌓아온 호혜적이고 양호한 경제 관계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깊이 우려했다. 한일 양국 경제인들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지금까지 발전시켜 온 경제교류의 유대 관계가 끊어져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확인했다”며 “가교로서 미래지향의 원점으로 돌아가 잠재적 성장력과 보완관계를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경제인회의에서는 양국 정부가 대화를 통해 관계 복원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양국 정부가 대화 촉진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5일 회의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제3국에서의 한일 협업의 지속적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양국 고용·인재개발 등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 ‘경제·인재·문화 교류 지속·확대’, ‘차세대 네트워크·지방교류 활성화 등 한일 우호적 인프라 재구축’,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 등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날 회의에서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은 “한일 양국은 숙명적인 이웃으로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세계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과 최대한의 협력을 통해 공존공영해야만 한다”며 “소통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단장인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역시 “경제와 정치·외교는 자동차의 두 바퀴와 같은 것으로, 양국 간 정치·외교 관계 복원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일본계 기업뿐 아니라 한국 기업, 소비자, 노동자 등에 폭넓게 ‘데미지’(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양국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밸류 체인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함으로써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원료, 부품을 수입하고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거나, 반제품을 중국에 수출한 후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많은 국가들이 밀접하게 상호 연계되는 국제분업 체계가 선순환 발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지난 1969년 첫 회의를 개최한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개최되어 온 대표적인 한일 민관합동회의다.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았으며, 1991년 걸프전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 2017년 대선 때만 일정이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