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 검사 고발 전면 보류” 민주당 피의사실공표 또 헛발질
‘당장 고발’ 강경모드에서 이틀만 “보류” 오락가락
피고발인 특정 등 실효성 문제와 당내 이견 나와
2019-09-2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고발카드’를 꺼내들며 강경론을 보인지 이틀 만에 고발 방침을 일단 보류했다. 이러한 당내 기류변화에는 피의사실공표 대상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방법론적 한계와 당내에서 터져 나온 이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 고발은 보류하고 있고 그 방법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도로 본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법리적 검토까지 보류하는 것인가’는 질문에는 “그냥 다 홀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4일 민주당은 검찰을 피의사실 공표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강경모드를 취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25일 “고발카드를 사용하는 상황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이인영 원내대표)로 물러난 이후 이날에는 ‘보류’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민주당은 때가 되면 주저없이 검찰개혁에 나서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와 관련된 개별검사에 대한 고발 요청이 당내와 당밖으로부터 있었다”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 원내대표가 지금 상태로는 결정하지 말고 유보하자고 했던 정도의 신중론”이라고 했다. ‘지도부가 (검찰 고발 방침을) 접었느냐’는 질문에는 “피의사실 유포는 실정법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문제제기는 이뤄지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여당의 기류 변화에는 실효성과 정치적 부담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발하기 위해서는 피고발인을 특정해야 하는데 피의사실을 공표한 대상을 특정하기 어렵다. 또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더해 당내에서는 검찰 고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당내 중진인 송영길 의원은 “야당도 아니고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을 (고발하는 것은)집권여당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여당은 줄곧 ‘피의사실 유포’라고 비판해왔지만 언론사의 개별 취재 영역도 존재해 ‘헛발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조 장관의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 환경대학원 등을 첫 압수수색했다. 이에 여당은 피의사실공표를 언급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전방위적으로 30군데 압수수색을 했다는 뉴스를 어제 처음 우리가 접했다. 사전에 몰랐는데 언론은 압수수색 과정을 취재했다고 한다”며 “언론에는 취재를 시키며 관계기관과는 전혀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 이점이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