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돼지열병 상상 못한 전염경로 있을 수도”

돼지열병 전염경로 오리무중...확산 위기감 고조

2019-09-29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29일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감염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상상치 못한 다른 전염경로가 있을지 모른다”며 바다를 통한 유입 가능성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이날 인천의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변국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접경지역, 공항, 항만 검역을 강화했지만 바다에서의 돼지열병 유입 가능성도 있다”며 “모든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어 “ 특히 서해는 발생국과 인접해 있고 북한이나 중국 어선들까지 가까운 거리에서 조업하는 지역”이라며 “나포 어선의 경우 접촉이 불가피하므로 철저한 방역, 해양경찰과 농림축산검역본부 간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했다. 또 “인력 출입이 제한되는 접경지역에서는 항공방역도 실시하는 등 빈틈없는 방역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정부의 돼지열병 방역망에 구멍에 뚫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지시로 보인다. 이 총리는 전날 돼지열병 범정부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우리가 소독하고 방역하는 것은 사람, 차량 또는 큰 짐승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우리의 방역 체제가 놓칠 수 있는 것도 있다”며 “예를 들면 지하수를 통해서 침투된다든가, 파리나 작은 날짐승으로 옮겨진다든가 하는 것은 지금의 방역체제로 완벽하게 막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또 제가 상상치 못한 다른 전염경로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미 검역본부가 전문가들로 포진해 있지만 방역당국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국내외 전문가들 의견을 모두 들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는 또 “이 시대 국내·국외를 포괄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적 식견을 총동원해 이번 방역에 임해야 한다”며 “이제까지 세계에서 없었던 새로운 방역을 우리가 시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우리가 얻어야 하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돼지열병 파동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각종 농산물 축제가 취소되면서 축산 농가는 물론이고 다른 작물 재배 농가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