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고구마, 선박으로 동남아에 연중 수출한다
수확 후 일관 체계화 기술 적용… 신선도 1개월 이상 연장
2020-09-30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고구마에 ‘수확 후 선도 유지 기술’을 적용해 선박으로 홍콩과 싱가포르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고구마는 환경 조건이 맞지 않으면 쉽게 썩어 품질 관리가 매우 어렵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 몇 차례 동남아시아로 시도한 수출이 성공하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수확후 일관 체계화 시스템 기술’을 적용했더니 아무런 처리도 하지 않은 때보다 30일 이상 신선도를 연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수확후 일관 체계화 시스템 기술’은 수확 후 큐어링(아물이) 한 고구마를 적정 온도에 저장한 다음, 염소수를 넣어 세척하고 기능성 MA 용기에 넣은 후, 수출 전과 수출 중 이산화염소(4ppm) 처리를 한다. 수출 컨테이너는 12℃, 환기구는 완전 개폐(여는)로 조절했다.
이산화염소 처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기술로, 수출 중 곰팡이로 인한 부패가 25%~30% 줄었으며,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았을 때보다 신선도 유지 기간이 저온에서 20여 일 늘었다.
또한 고구마의 증산과 호흡 억제 기능성 MA 포장재도 일반 포장 처리보다 신선도를 2주 이상 연장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렇게 수출한 고구마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일본산 고구마와 대등한 가격과 품질로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홍콩에는 지난해 생산 후 8개월 간 저장한 고구마를 올해 6월에 수출했다. ‘수확후 선도 유지 일관 체계화 처리 시스템’ 적용으로 부패도 현저히 적었으며, 시식 행사 등으로 3일 만에 모두 판매했다.
또한 지난 9월 싱가포르에 수출한 2019년산 햇고구마도 경쟁국인 일본,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산과 비교했을 때 좋은 품질을 유지하며 판매됐다.
이번 수출은 수확기에 일시적, 단편적으로 진행하던 항공 수출을 벗어나 가격 경쟁력이 큰 선박을 통해 일 년 내내 동남아 시장에 국산 고구마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지강 저장유통과장은 “경쟁국과 대등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우리 고구마가 세계 수출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뜻한다고 본다”며 “동남아에 한국산 고구마의 우수한 품질을 알리고 선박으로 더 신선하게 수출할 수 있는 기술 보급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