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파동, 대웅·일동제약 ‘울상’ 종근당·CJ헬스케어 ‘웃음’

대웅, 알비스 작년 매출 500억원·일동, 큐란 222억원 H2 차단제·PPI·P-캡 등 대체, 종근당·CJ헬스케어 ‘특수’ 업계 “라니티딘 대체 약 경쟁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

2020-10-01     한종훈 기자
라미티딘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식약처의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판매 금지 및 회수 조치에 따라 대웅제약, 일동제약 등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라니티딘 성분의 위장약이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이번 식약처의 조치로 인해 매출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종근당과 CJ헬스케어 등은 대체 성분 의약품이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며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269개 품목에서 발암 우려 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해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2A)이다. 특히 국내 유통 중인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은 7종으로 NDMA가 최대 53.5ppm 검출되는 등 잠정관리 기준 0.16ppm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중지 조치 등이 내려진 269품목은 이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복용 국내 환자는 144만364명으로 연간 처방액은 2600억원에 달한다. 식약처의 조치로 라니티딘 성분의 위장약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의 경우 매출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매출 100억원 이상 블록버스터 제품도 많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성분의 단일제와 복합제 알비스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알비스는 단일·복합제 판매 1위 제품으로 지난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웅제약은 알비스를 포함한 관련 제품의 대체 제품을 선정, 투입해 매출 보완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성분의 단일제 큐란을 보유하고 있다. 큐란은 지난해 약 2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라니티딘 오리지널 의약품인 잔탁의 경우 국내 80여개 제약사가 복제약을 판매 중이다. 지난 1981년 개발 된 잔탁은 제약바이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자회사 EP벤티지가 발표한 전 세계 의약품 누적 매출 분석 결과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97억4200만 달러(약 11조5000억원)를 기록해 8위에 올랐다. 이밖에 안국약품도 개스포린에프정과 개스포린정이, 명인제약은 라틴정과 라틴주 등이 의사 처방이 필수인 전문의약품 중 잠정 판매중지 의약품 명단에 올랐다. 반면 라니티딘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으로는 H2 차단제와 PPI(프로톤펌프억제제), P-캡 계열 위장약이 거론되고 있다. H2 차단제 계열 약물로는 파모티딘이 라니티딘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파모티딘 제제 일반의약품으로는 현재 생산 중인 치료제는 파미딘정과 제이에스파모티딘정이 있다. 실제로 종근당은 식약처 발표가 있었던 지난 26일 전날인 25일부터 파미딘정의 품절사태가 이어지면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P-캡 계열은 위산분비 차단 효과가 빠르게 발현되고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강점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산 약 중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이 유일하다. 케이캡정은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30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아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됐다. 이 제품의 경우 지난 7월 실적 기준으로 누적처방액 102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회수 조치로 시장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마다 연간 3000억원 규모인 라니티딘 의약품 대체 약을 찾기에 한창이다”면서 “라니티딘 시장이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던 시장인 만큼 대체 약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