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브로커 충격고백>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 요지경 스폰서 세계
신인 사진 펼쳐놓고 콕 집어 “오늘은 얘 데려와”…여자 톱스타 ‘공백기’는 유혹의 시기
“동의 없는 강제 성상납 없다…스폰서 요구하는 신인도 많아”
기간 단위로 후원가격 결정…1년 ‘톱스타’ 5억 vs ‘신인’ 1억
스폰서 계층 권력실세로까지 확대…잘 보이면 부수입도 짭짤
[매일일보=정수호 기자] 지난달 7일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이 남긴 ‘장자연 리스트’로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계의 성상납, 술접대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리스트에 오른 인물 가운데는 유력 언론사 대표와 방송사 PD, IT 업체대표, 금융업체 대표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두 “나는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야 어쨌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과 스폰서의 은밀한 뒷거래가 ‘까발려지고’ 있다. ‘스폰서’란 해당 연예인에게 돈을 주고 일정 기간 동안 성관계를 맺는 것을 가리킨다. 주로 기업체 회장이나 사업가 등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의사나 조직폭력배 등도 이에 합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후반의 한 여배우도 “과거에 백지수표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며 스폰서의 존재를 알렸다. 또 그녀는 “스폰서는 예전부터 있었다”며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스폰서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현직 브로커로 활동 중인 B는 “방송에도 나왔듯 스폰서를 찾는 연예인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B에 따르면, 스폰서를 필요로 하는 여배우는 보통 신인이지만 개중엔 톱 탤런트들도 있다. 스폰서 가격은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달라진다. 신인급은 3개월에 2천만~3천만 원, 6개월은 5천만~6천만 원선이다. 하룻밤이라면 5백만~1천만 원이다. B는 “방송에서 보도된 톱스타의 스폰서 값인 20억 원은 부풀려 진 것 같다”며 “몇 개월 계약인지는 모르겠지만 톱스타의 경우 1년에 많아야 5억원선”이라고 정정했다. 또 “스폰서는 연예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강제로 시키지 않는다. 나중에 탈이 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스폰서십이 성사되면 브로커가 금액의 10%를 뗀다. 소속사 대표도 이 가운데 20% 정도를 가져간다. 돈은 혹시 모를 위험을 차단하고자 스폰서십이 성사된 날 ‘현금’으로 전액 지급된다. 통장과 수표 거래는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소문만 무성할 뿐 좀처럼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해당 연예인과 소속사 대표, 브로커, 스폰서 외에는 철저히 차단되기 때문”이다. 알려진 것이 없다시피 한 신인이라면 스폰서에게 전달할 프로필을 작성한다. B는 “물주가 관계를 맺을 신인을 찾으면 몇 명의 프로필을 전달한다. 그 뒤는 물주가 마음에 드는 연예인을 점찍으면 스폰서십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억대 넘어서는 스폰서 비용
그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소속사가 잡아준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지만,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연예인들도 있다”며 “특히, 수입이 없는 연예인과 소속사는 방송사 PD나 광고주 등에게 성상납이나 술접대를 해서라도 방송 출연과 CF 계약을 따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기 불황과 장자연 사건 탓에 모두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폰서를 찾는 연예인도, 물주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장자연 사건이 잊히지 않는 한 당분간 스폰서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연예인이 ‘스폰서’ 제안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만큼 ‘품위 유지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스폰서 직업군 ‘재력가’에서 ‘권력가’로 다양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