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사구조개혁, 국민을 위한 개혁

인천 남동경찰서 경무계 최경욱 순경

2019-10-03     김양훈 기자
최경욱
[매일일보] 수사구조개혁이란 경찰과 검찰의 수직적인 지휘 감독 관계에서 벗어나 국민의 인권보호와 안전을 위해 상호협력하면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관계로 바꾸는 것이다.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전담하여 두 기관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형사사법체계를 재설계하여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수사구조개혁의 중요 쟁점은 ‘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내용이다. 형사소송법 제312조를 보면,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즉,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했더라도 나중에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그 내용을 부정하면 증거로 할 수 없고, 반면에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후일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검사 조서에 기록된 자백을 근거로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검사작성 조서의 증거능력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은 국민들은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검찰 조사를 받아야하는 이중조사로 불편이 발생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조서를 다시 받아야하는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고 경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국가의 입장에서는 수사기관 두 곳에서 동일한 조서를 작성해야하므로 업무가 이중으로 발생한다. 2015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이 국민편익에 미칠 영향에 대한 법경제학적 연구에 따르면 경찰과 검사의 이중조사로 연간 500억원에서 1500억원에 이르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국민이 사법경찰관에게 조서를 받았다가 또다시 검사에게 조서를 받는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발생함은 물론 스트레스를 받거나 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사구조개혁을 통해 현행 형사소송법 제 312조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에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으로’ 변경해야한다. 현재와 같이 조서의 증거 능력에 차등이 있는 것은 국민들에게 불평등한 사법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국민과 검찰 조사를 받은 국민이 그 증거능력에 따라 자신의 방어권 행사에도 차등이 생긴다는 문제점이 있다. 경찰이 주장하는 수사구조개혁은 이를 통해 경찰과 검찰간의 수직적 관계를 상호보완의 견제와 균형 관계로 개혁하여 국민들이 공평한 사법제도를 누리도록 하는 국민을 위한 개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