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품공업 오너 일가, 잇단 지분 매입 왜?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성훈(59ㆍ사진) 서울식품 사장의 아들인 서인호(28) 이사가 지난해 10월 첫 지분 매입을 시작해 연말까지 총 7차례에 걸쳐 8만여주를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서울식품 오너 일가의 잇단 지분 매입을 두고 경영권 강화와 승계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사전 포석인 것으로 분석한다.
서울식품은 1955년 설립된 후 197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식품기업이지만 오너인 서 사장과 친인척 등 우호지분이 15.24%에 불과해 잦은 경영권 분쟁에 시달려왔다.
서울식품의 지분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지분 11.68%를 보유한 서 사장이며 부인 박순원 씨(2.75%)와 아들 서 이사(0.66%) 등 친인척 지분을 모두 합해도 지분율이 15.52%에 불과한 반면 소액주주 비중은 67%에 달한다.
지난해 6월에는 회사의 2대주주인 성이경씨가 청주지방법원에 서울식품의 임시주주총회 개최금지 및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날 안건은 서 사장의 아들인 인호씨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것이었다.
성씨는 이제 20대 후반에 불과한 인호씨가 회사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에 반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다행히도 법원이 서 사장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03년에는 원조 슈퍼개미라 불리는 경규철‧대현 부자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2008년에는 경씨가 성씨와 손잡고 적대적 M&A를 시도했으나 양측의 결별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성씨는 2009년부터 액면분할 철회, 신주발행금지 등 각종 소송을 제기하며 서울식품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위협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서 사장이 자신의 아들을 내세워 경영권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편, 지난 2001년 서 사장이 취임한 후 줄곧 부진을 못했던 서울식품은 최근 적자사업부문을 정리하므로써 실적이 다소 향상되고 있다.
서울식품은 매출의 60%를 차지하지만 적자를 면치못했던 양산빵사업부문을 지난해 6월 전면 중단하고, 냉동 생지사업을 주력으로 빵가루, 스낵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매출 174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9억원과 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신성장동력원으로 삼으며 지난 2011년 진출한 '커피 프랜치이즈 시장'에서 경험 미숙 등으로 인해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과연 서성훈 사장이 '경영권 위협'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꾀할 수 있을런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