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은 적폐이고 우리는 영원한 빛” 독선으로 치닫는 광장의 촛불
‘서초동 집회’ ‘광화문 집회’ 잇따르자 국론 분열 우려 커지는데
공지영 “나란 두 쪽이 난 게 아니라 누가 이기냐 판가름 나는 것”
2020-10-0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정반대 성격의 대규모 도심 집회가 잇따르며 국론이 분열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광장의 촛불 사이에서는 독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공지영 작가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가 두 쪽이 났다고 한다. 천만의 말씀”이라며 “저들은 적폐이고 우리는 혁명”이라고 했다. 이어 “저들은 폐기된 과거이고 우리는 미래”라며 “저들은 몰락하는 시대의 잔재이고 우리는 어둠을 비추는 영원한 빛이다. 두 쪽이 난 것이 아니라 누가 이기고 지는지 판가름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오후 6시부터 서초역 사거리에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시민연대는 지난 21일과 2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들은 서초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포대로와 서초대로 네 방향에 각각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검찰개혁, 조국 수호’, ‘정치검찰 적폐검찰 아웃’, ‘우리가 조국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공 작가는 페이스북에 “즐거운 시위. 쓰레기 담을 장바구니”라는 글과 함께 참가 인증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집회에서는 검찰과 언론을 규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집회 무대에 오른 이외수 작가는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인데 정치 검찰과 기레기 언론, 부패 정치가들은 인간을 널리 해롭게 한다”며 “이들을 척결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대통령을 두명씩이나 감옥에 보냈는데 검찰 따위 감옥에 못 보내겠느냐”고 했다.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는 지난 3일 광화문에서 열린 조 장관의 퇴진 촉구 집회 이후 불과 이틀만에 열렸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시간 교보빌딩 앞에서는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가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를 진행했다.
이처럼 여야 공방이 광장을 무대로 한 지지세력 결집과 진영갈등으로 이어지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문 의장은 지난 4일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두 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의 정치도 위험선에 다다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