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계사년 8부 능선 넘기도 전에 '휘청'

지주사 전환 난항 속 불법 리베이트 등 연이은 악재 발발

2014-01-06     권희진 기자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임직원 구속… 혁신형 제약사 취소 위기
‘스티렌’ 개량신약 두고 특허분쟁에 이은 지주사 전환 불투명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국내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회장 강신호)이 연이은 악재로 연초부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동아제약은 현재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발에 부딪혀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동아제약의 지분 9.39%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상장 자회사의 실적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회사의 주가 전망 역시 불투명해져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중에 있을 동아제약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반대표 행사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민연금이 다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반발한다면 지주사 전환이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일각에서는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이 강신호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상장 회사로 알짜사업부를 몰아줘 현금창출 능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동아제약을 연초부터 우울하게 만드는 악재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최근 동아제약은 이 회사의 임직원들이 잇따라 불법리베이트 혐의로 구속되면서 혁신형 제약사 취소 위기에 몰렸다.검찰은 지난 3일 불법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로 이 회사 전무 허모 씨와 차장 정모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전국의 병ㆍ의원 관계자들에게 수십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와 함께 정 씨는 리베이트와 관련한 장부 등 증거 일부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동아제약은 기획사나 광고ㆍ마케팅을 대행하는 ‘거래 에이전시’를 통하거나 ‘기프트카드 깡’ 수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 합동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동아제약은 정부가 선정한 ‘혁신형 제약기업’ 취소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2012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동아제약은 지난해부터 검찰의 조사를 받던 불법 리베이트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모범 제약사의 타이틀 반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보건복지부는 쌍벌제 이후 판매질서 위반행위(리베이트)로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인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을 발표, 향후 동아제약에 내려질 행정처분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취소 여부가 가릴 전망이다.

이 밖에도 동아제약은 최근 ‘스티렌’ 개량신약을 두고 특허소송을 제기, 타 제약사들과의 특허공방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지난 4일 동아제약은 스티렌 개량신약 개발 업체들이 최근 제품 발매 동향을 보임에 따라 자사 존속특허를 근거로 제조사인 풍림무약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이 같은 법정 분쟁이 확전될 것으로 보이는 까닭은 풍림무약 외에도 지엘팜텍 '지소렌정', 종근당 '유파시딘에스정', 안국약품 '디스텍정', 제일약품 '넥실렌정', 대원제약 '오티렌정', 유영제약 '아르티스정' 등 6개사도  쑥(애엽) 추출 용매로 에탄올 대신 ‘이소프로판올’을 사용해 식약청으로부터 개량신약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1월 1일 약가까지 취득한 상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