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패권경쟁] LCD·반도체 이은 중국 굴기…국가적 지원 뒤따라

中,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52%로 1위 ‘중국제조 2025’ 정부 보조금, 유인책 등 전방위 지원

2020-10-09     이상래 기자
글로벌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굴기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 조사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 업체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52.9%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5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기업인 CATL(25.4%)과 비야디(15.2%)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 패권을 두고 정부가 중국제조2025 아래 추진한 강력한 지원정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제조 2025는 정부가 2025년까지 10대 제조업에서 자국기업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기업은 저가 물량 공세를 펼쳐 LCD, 반도체, 태양광발전 등 글로벌 시장 생태계를 뒤흔들었다. 중국 BOE, CSTO 등의 물량공세로 75인치, 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2018년 9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인 팹리스 시장에서 중국은 지난해 1698개 이상 팹리스들이 약 30~40%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중국제 태양광 패널은 일본제 보다 30-50% 싸 2017년 세계시장의 71%를 차지했다. 전기차 배터리도 중국제조 2025 10대 제조업에 포함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육성 사업은 중국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패권이란 거시적 목표와 함께 추진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자국 전기차 기업과 시장을 육성했다”고 했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0%를 차지한다. 전기차 배터리 3위 기업 BYD는 원래 전기차 제조업체다. 로이터통신는 “BYD의 늘어난 순익 절반이 정부 지원금에서 나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기차 대당 7900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차 가격의 30%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글로벌 1위 기업 CATL은 중국 내 전기차 위주로 배터리를 공급한다. 심지어 중국 정부는 2016년 12월부터 자국에서의 생산능력이 8GWh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국 제조업체의 진출을 차단했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굴기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전기차와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해외 전기차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CATL은 지난 5월 독일에 짓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능력을 7배가량으로 늘렸다. CATL는 지난해 BMW와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BYD도 2021년부터 공장 등에 설치하는 거치형 축전지를 일본 시장에 판매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