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레이다]마니커, 별볼일 없어 떠나가는 ‘큰손’에 개미들만 ‘울상’

2020-10-10     임유정 기자
마니커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마니커의 ‘큰손’ 주요주주들이 대거 지분을 팔아 떠나가면서 주가의 급락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파동에 마니커의 2대주주인 CJ제일제당이 보유주식 전량을 팔아 치워 수십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둔 반면, 손실은 고스란히 마니커 개인 주주들의 몫이 됐다. CJ제일제당은 10일 아프리카돼지열병 파동 수혜주로 부각돼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800원대의 주가가 1700원을 돌파, 100%이상 급등세를 보인틈을 이용해 마니커 보통주 1천633만6천56주(12.28%)를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다. 총 매도 금액은 200억원에 좀 못미치는 금액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마니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주식 1천633만6천56주를 140억원에 취득했다. CJ제일제당은 1년간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고 3개월 만에 시세차익 58억여원을 남기고 지분을 전부 팔아치운 셈이다.
   
이번 급등 후 CJ제일제당측의 대규모 매도로 인한 물량 출회로 주가는 고스란히 1천원 밑으로 급락했다. 지난달 17일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처음으로 확인된 이후 마니커가 수혜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바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마니커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399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세달 전에는 마니커의 3대주주인 팜스토리도 보유하고 있는 마니커 지분 전량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 매도한 마니커 주식은 1042만주(지분율 6.6%)이며 금액은 128억원 가량이다. 그나마 장내매도가 아닌 시간외 블록딜 매매라 장내의 충격은 덜해졌지만 이후 주식이 어떻게 매매됐는지는 미지수다. 마니커는 지난해 12월 실적악화로 기존 이창우 대표가 사임하고 최상웅 대표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최 대표는 마니커의 실적 개선과 거래처 확보라는 주요 미션을 갖고 부임했으나 아직지속적으로 이끌어 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마니커는 2011년 이지바이오그룹에 인수된 후,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금을 수혈해왔지만 재무 구조가 아직 완전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투자했던 주요 기업들이 마니커의 실적에 실망을 하고 떠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