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정치협상회의 개시라는데 황교안 “들은 바 없다”
첫 회의 날짜 이견 보이면서 시작부터 삐걱 사법개혁 법안도 ‘법사위 심사’ 놓고 충돌
[매일일보 김나현 조현경 기자] 5당대표가 사법·정치개혁을 우선 의제로 초당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정치협상회의가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1일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들은 적이 없다”며 불참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가 오는 11일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해서 사법과 정치 분야 개혁안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야4당 대표들은 초월회에서 정치협상회의 가동에 뜻을 모았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에서 “첫 비공개 회의는 문 의장이 국제의원연맹(IPU) 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13일 이전에 개최하기로 한다”고 했으며. 국회의장실은 실무준비 등을 고려해 11일 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당에서 첫 회의 불참을 시사하며 시작부터 ‘기싸움’에 들어간 모양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월회 때 저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의장 순방 뒤에 하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그 자리에서는 대체로 그렇게 논의됐다”며 “난데없이 며칠 내 하자, 준비 없이 하자 그러면 그게 무슨 회의가 되겠나”라고 했다. 이어 ‘11일 정치협상회의를 하면 참석을 안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회의를 내일 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황 대표의 주장대로 의장 순방 후 첫 회의를 열면 21일 이후에나 첫 회의가 열릴 수 있다. 이에 국회는 일정이 되는 대표들만이라도 우선 첫 회의를 여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황 대표가 정치협상회의를 사실상 거부했다”며 “국회의장이 합의문까지 작성해 언론에 공개까지 했는데 정작 날짜가 잡히자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회의가 열리더라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간 사법·정치개혁 법안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커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법개혁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을 탄 유치원3법도 변수 중 하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유치원 3법과 사법개혁, 정치개혁 법안이 큰 합의로 이뤄질지 아니면 큰 충돌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며 “검찰개혁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 관련한 부분은 독립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은 별개로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이 “29일이면 사법개혁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법안처리시한을 제시했지만, 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90일간의 체계·자구 심사가 필요하다고 맞서며 정면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