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민생정부’ 과제 분석

4년 중임제·국민기본권 골자 개헌 할까

2014-01-07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직후 정치개혁 실천 등을 위해 가칭 ‘국정쇄신정책회의’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쇄신 공약 뿐만 아니라 야권 후보의 공약 등 대선 과정에서 제시된 의견 전반을 수렴·검토해 실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국정쇄신정책회의 의장은 대통령이 맡고 정부 부처 장관들과 국무총리실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정부정책 책임자들이 참여한다. 특히 국민의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각계 전문가와 시민대표, 야당 추천 인사들이 3분의 1 이상 포함된다.또 박 당선인의 정치쇄신 공약 중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대통합 탕평인사와 민주적 국정운영, 국회와의 협력강화 등 국정쇄신 과제를 선정하고 과제별로 구체적 실천계획까지 수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4년 중임제 개헌 여부도 관심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정권 말이면 어김없이 터지는 친인척·측근 비리 문제가 또 다시 이슈가 됐던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 설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 검찰개혁안 실행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여성과 다문화가정 및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배려를 위한 기회균등위원회도 신설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매년 인사 균형 지표를 조사해 정부 각 부처의 인사나 사회 전반의 각종 기회에 사회적 소수자 배려 등이 충실히 반영돼 있는 지를 확인하고 감독해 발표하게 된다.정치 분야에서는 개헌 여부도 관심이다. 박 당선인은 당선 전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민기본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박 당선인은 기초자치단체 단체장과 의원의 정당 공천을 폐지하고 여야가 동시에 국민참여 경선을 통한 국회의원 후보 선출도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조율해 낼 지도 관심사다.정부 조직 개편 방향과 관련해서는 일단 일부 부처의 신설 등 정부 조직의 확대가 예상된다. 먼저 교육과학기술부의 인재 육성 및 과학,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 및 기술정책 등이 합쳐진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중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전담할 부처도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됐던 해양수산부도 부활할 전망이다.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 중 가장 먼저 발표한 ‘정부3.0’방안도 주목된다. 이는 각 부처가 보유한 정보를 가상의 공용 정보 집적장치인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해 다른 정부 부처와 공유하고 이를 대민 서비스에도 활용하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가장 대통령 직속 국정쇄신회의… 야당 공약도 수렴한다 꼽았다.한국 정치가 오랜 기간 진영 논리에 갇혀 여야 간 이념적 거리가 커지는 바람에 고착화된 여야 갈등, 즉 싸우는 정치의 구태에서 벗어나려면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여기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소통의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생산적인 정치를 만들려면 국민이 절박하게 느끼는 문제를 국회가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여야 관계가 원활해야 한다"며 "여야만이 아니라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가 소통이 되고, 의견이 교환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서는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의 시급한 출범이 필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이 되기 전, 당선인 자격으로 연석회의를 만들어 설득과 조정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여야의 정치쇄신안 가운데 공통되는 부분을 빨리 실천하자고 제안하며 국가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국민대통합을 시작하는 길이다. 탕평 인사만으로 국민대통합을 가져올 수는 없다”고 제안했다.신뢰 바탕으로 남북대화 적극 추진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남북관계의 출발점으로 ‘신뢰’를 강조한다. 과거 정부의 유화주의적 포용정책과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이 모두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신뢰의 핵심은 약속을 지키는데 있다. 신뢰가 쌓이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 경제공동체를 건설하고 궁극적으로 정치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다.이를 위해 ▲서울과 평양에 교류협력사무소 설치 ▲개성공단 국제화와 자원 공동개발 ▲북한의 교통·통신 인프라 확충 ▲헬싱키 프로세스를 본딴 서울 프로세스 추진 ▲한반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건설 등 남북교류 활성화와 북한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박 당선인은 “전쟁을 하는 국가 사이에도 대화채널은 열려 있어야 한다”며 남북대화를 강조한다. 이벤트가 아니라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평화가 정착된다면 남북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약속도 했다.이 같은 박 당선인의 신뢰 프로세스에는 전제가 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에 대해 북한이 먼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돼야 이에 상응한 남북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편다.이와 함께 박 당선인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전면에 내세운다. 2015년 12월로 예정된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 “2014년에 평가해 보고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는 것도 그 때문이다.박 당선인은 과거 남북간 합의를 존중하면서도 10ㆍ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실천에 대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등을 이유로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대외정책은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미중 전략대화 등을 통해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정체된 북핵 6자회담에 새 동력을 주입하기 위해 회담을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등의 개선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한편 새누리당은 당선인의 새 정부를 뒷받침할 정치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뒷받침 정치쇄신 가해야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도 쇄신돼야 새 정부의 개혁작업도 탄력받는다”며 조속한 정치쇄신안 마련 및 실천을 주문했다.심 최고위원은 “최근 집중적으로 지적된 예산 관련 개선 방안이 반드시 실천돼야 한다”며 속기록 작성 의무화, 국회 밖 예산안 심사 금지, 밀실·쪽지예산 금지, 예결위 상설화 등을 촉구했다.

또 “예산관련 쇄신 이외에도 정치가 환골탈태해야 된다”며 국회 연금제 쇄신, 의원 정수 축소, 국회 윤리위원회 과반 이상 외부인 구성, 불체포 특권 폐지 등 면책 특권 제한,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 의원 세비 투명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정치쇄신을 새누리당이 앞장서야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쇄신의 물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사적 소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새해에는 여당으로서 스스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템을 당 차원에서 정해나가야되지 않을까 한다”며 당 내 정치쇄신위원회(가칭) 구성을 주문했다.
 
정 최고위원은 “쇄신위원회를 통해 만들어진 쇄신안을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쇄신안 마련과정에서의 의원 참여 중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또 “소위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로 야기된) ‘27억 먹튀’등 이번 선거를 거치며 선거법 관련해 고쳐야겠다는 사항도 당 차원에서 정리해 정치쇄신과 같이 쇄신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같은 정치쇄신 주문에 “정치쇄신위원회 설치는 이미 이야기가 돼있다”며 “정치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안과 선거법 개정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해 연초 국정방향의 한 축을 만들까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예산 문제와 관련 “원내대표 중심으로 예산심의와 확정, 그리고 준비과정 등을 검토해 국회가 바람직한 예산심의 과정에 관한 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산백서 발간이라든지 예결위 개편문제까지 포함해 당에서 개선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