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산업은 1992년 한진택배를 시작으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 2018년 기준 물량 25억여개 돌파, 매출액 규모 5조 6천억 이상의 거대 시장으로 발전하였다. 그간 택배산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과열경쟁이 이루어졌고 업체간 M&A로 인해 경쟁구도의 변화도 매우 컸다. 이는 업체의 대형화를 이끌어 현재는 Big 5(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우체국택배, 로젠택배)의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하였다.
택배산업은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산업임에도 그 가치를 주목받지 못해왔으나 최근에는 ‘로켓배송’, ‘샛별배송’ 등과 같이 배송능력 자체가 유통기업의 브랜드화가 될 정도로 물류기능이 기업의 핵심적인 역량으로 인식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강자인 쿠팡은 물류센터에 투자를 집중해 혁신적인 배송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급성장하였고, 롯데와 신세계 같은 유통 대기업들은 온라인 유통 강화를 위해 물류 혁신과 최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기업들의 자체 물류 투자에 따라 기존 택배기업들도 풀필먼트(fulfillment: 온라인 유통에서 셀러의 제품을 입고하고 고객 주문에 맞춰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피킹, 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센터 구축과 스타트업 제휴를 통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mile Delivery: 물류업체가 상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배송의 마지막 구간) 강화 등으로 맞서고 있다. 또한 AI, 물류로봇, 자율주행차량 등 물류 신기술을 반영하여 무인배송, 예측배송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경쟁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격동의 택배시장에서 우체국택배도 그 역사를 함께 해오고 있다. 우체국의 소포배송은 서신송달과 함께 우편의 기본업무로서 제공되어왔으며 90년대 들어 택배수요의 증가로 방문접수소포 업무를 시작하면서 우체국택배가 시작되었다. ‘우편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국영 우체국택배에 대한 민간 택배사들의 불공정 시비가 지속되고는 있으나, 택배수요가 폭발하던 시기에 소외지역까지 아우르는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소상공인과 농축산물의 배송수요를 해소하는데도 기여해왔다. 또한 국가고객만족도 택배서비스 부문 12년 연속 1위 달성, 2018년 국토부 택배산업 서비스 평가에서 A+ 등급을 받는 등 택배서비스 품질 수준의 모범이 되어왔다.
우체국택배가 향후에도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부기업으로서 시장을 선도하고 온 국민에게 접근성과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스마트기술 투자, 특화된 서비스의 운영, 친환경 배송 구현 노력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미 스마트우편함의 개발 및 보급, 드론 우편배송서비스 시범운영, 초소형 전기차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디지털전환 전략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활용,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다양한 대안 도입, 자동화 및 스마트화에 따른 인적자원의 효율적 육성·관리 등의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별 물류기업간의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물류 공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수 있는 파트너십을 활성화시키는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 유럽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CityLog나 LamiLo 프로젝트와 같은 물류 공공 프로젝트들이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바 있으며 일본에서도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물류기업간 정보공유를 통해 지역 내 배송 공동화를 추진하여 중복 비용절감, CO2감축, 도심 내 교통정체 개선, 물류 효율화를 달성하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의 발전이 각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에 택배산업 내에서도 출혈경쟁과 법적인 논란을 넘어 공동의 발전과 서비스 혁신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십이 발휘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