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경 아워홈 물류센터 팀장 “물류의 핵심은 가시성’”

업계 최초 식자재 특화 자동화 분류 시스템 ‘안착’ 기여 하반기, 온라인 자동화물류센터 구축·온라인몰 강화 ‘집중’

2020-10-13     임유정 기자
지난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물류는 마치 ‘흐르는 물(水)’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막힘없이 흘러야하며, 어디서부터 출발해 어디로 흘러가는지, 또 흐르는 목적은 무엇인지 등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선경(40·여) 아워홈 물류센터 팀장이 밝힌 물류에 대한 생각이다. 지난 7일 본지와 만난 김 팀장은 “물류의 핵심은 ‘가시성(Visibility)’이다. 수송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미리 대응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소비자가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안전하게 맥주를 배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전 과정이 물류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지난 2005년 아워홈에 입사해 15년째 물류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식품업계 최초로 구축한 ‘자동화 물류 설비’의 시작과 마무리, 그리고 현재 아워홈 물류의 발전을 함께 하고 있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7년 물류시스템(WMS·TMS) 구축 프로젝트에 투입돼 △프로젝트 PI △프로세스 및 시스템 설계 △현장 셋업 △사용자 교육 등 현장 안팎의 핵심 업무를 담당했다. 아워홈은 일찍이 물류 인프라가 미래경쟁력임을 예상하고 물류 기능 강화를 위한 채비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의 발전과 더불어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급증한 것에 주목했다. 콜드체인 역량 강화를 위해 하나 둘 손을 뻗기 시작하면서 비약적 발전을 꾀했다. 아워홈은 제주물류센터를 포함해 전국 권역별 물류센터를 확보 운영, 총 14개의 물류센터로 국내 최대 거점을 자랑한다. 가장 주목할 곳은 ‘동서울물류센터’다. 지난 2016년 동서울물류센터를 개관하면서 동종업계 연이은 견제를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업계 불문율로 여겨지던 식자재 특화 자동화분류 시스템을 최초로 안착시킨 것이 주요 계기가 됐다. 동서울물류센터에서는 매일 3만여개의 제품을 급식, 외식, B2C 등 8500여 거래처에 안전하게 공급하고 있다. 김 팀장은 “물류시스템 선진화를 통해 사업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동화 분류시스템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도입 전에는 작업인력들이 직접 물류센터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수작업으로  ‘입고-검수-분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컸으나 자동화 분류시스템 도입을 통해 휴먼에러를 방지하고 작업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를 최대치로 가동할 경우, 하루 최대 물동량은 642톤, 일 배송 10만 5000건의 식자재를 수도권에 공급할 수 있다”며 “이를 식수로 추산하면 90만인분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전과 비교해 시간과 인력 등의 비용 등을 대폭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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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특화 자동 분류 시스템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행착오도 적잖이 겪었다. 무엇보다 규격화 되지 않은 식자재를 대상으로 소터(sorter)를 도입하는 것에 따른 어려움이 가장 컸다. 때문에 2년간의 연구와 1년간의 수없는 실패는 필수 과정으로 거쳐야만 했다. 거듭된 도전은 △원재료 공급과 주문 △재고관리 △배송 등 모든 물류 과정의 효율성 및 정확성 극대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왔다. 김 팀장은 “식자재는 크기와 무게 그리고 포장 단위가 다양한 특징이 있고 저온 환경은 자동분류설비를 적용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외형이 일정치 않은 제품과 취급 시 파손 위험이 높은 식자재의 특성을 반영해 상품 규격에 구애받지 않고 박스와 낱개, 비정형 상품들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고안, 개발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자재 분류를 위한 바코드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물체의 움직임과 위치를 감지하는 비전센서를 적용했고, 트랙에 올려진 비정형 식자재를 중앙으로 이동시켜 인식률을 높였다”며 “‘멀티 바코드’ 기술도 적용했는데 바코드 리더 내부에 5개의 바코드 센서가 작동하고 있어 단 한 곳에서만 인식이 이뤄져도 정상적인 수화물 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바코드 인식률을 99%까지 끌어올렸다”고 자부했다. 특히, 크로스벨트 방식 자동분류기 도입을 통해 식자재 분류 작업 효율을 크게 높였다. 크로스벨트 방식 소터는 슬라이드, 틸트 트레이 등 타 분류 방식에 비해 처리용량이 높고 식자재를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기존 분류 방식은 식자재 상품에 물리적인 힘을 가해 분류하지만 크로스벨트 방식은 식자재 상품이 놓여있는 트레이 자체를 이동시켜 분류해 제품의 손상률을 최소화 한다. 아워홈만의 특장점이다. 김 팀장은 “입고된 각각의 식자재에는 종류와 수량, 배송처 등의 정보가 입력된 바코드가 붙어있어, 바코드 리딩 장비를 통해 정보를 수신하고 크로스벨트 방식의 분류시스템으로 각 배송군에 식자재를 자동 투하한다”면서 “냉동 상품을 제외한 전 상품 처리가 가능하며, 시간당 대략 1만8500개, 평일 기준 하루 평균 4만2000건의 분류 성능을 자랑한다”고 부연했다.  아워홈은 ‘선진화된 콜드체인 물류’를 지속 선도하고자 하는 포부를 갖는다. 중장기적으로 여러 사업부의 사업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물류부문을 단계별로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도입, 운영 중인 자동배차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업그레이드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온라인 자동화물류센터 구축 계획도 있다. 아워홈은 B2B시장에서 다년간 안정적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자연히 쌓인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B2C 영역으로까지 대폭 확장시키겠다는 각오다. 현재 아워홈은 온라인몰의 신선식품 매출을 강화하고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물류 모델을 수립 중이다. 콜드체인 3PL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팀장은 “아워홈 물류부문의 중장기 비전은 사업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다양한 사업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선진화된 콜드체인 물류를 선도하는 것이다”면서 “이에 물류센터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물류 단계별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자동화 설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경 아워홈 물류운영팀장 업무 및 성과
△2005년 아워홈 물류팀 입사 △2007년 아워홈 물류시스템(WMS/TMS) 구축 프로젝트 △2009년 식품 이력 추적 관리 프로젝트 실행 △2012년 식자재 3PL 업무 프로세스 설계, 운영△2014년 물류 시스템 고도화(WMS·TMS·관제·APP) 프로젝트 실행 △2018년 現 아워홈 물류운영팀장 △2019년 아워홈 동서울물류센터 한국식품 콜드체인협회 최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