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밥상 물가 ‘휘청’

2013-01-10     권희진 기자

밀가루·쌀값 고공행진…전기료도 4% 인상
라면·과자·제빵업계도 줄줄이 가격인상 조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전기요금 인상안이 발표된 가운데 밀가루와 쌀을 비롯한 곡물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식경제부는 오는 14일부터 주택용 전기요금을 2%, 산업용을 4.4% 올리기로 결정, 이와 함께 교육용과 농업용 전기요금도 각각 3.5%와 3%로 인상하기로 했다.지경부는 인상된 요금이 적용될 경우 한 가구당 매월 평균 전기요금은 930원 늘어난 4만 7500원, 산업체는 27만 원이 늘어난 638만 원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해 8월 4.9% 인상 이후 5개월 만이다.비단 전기요금만 인상된 것은 아니다. 연초부터 밀가루 등 제분업계의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제분업체인 CJ제일제당, 동아원, 대한제분은 지난 달 부터 순차적으로 밀가루 가격을 9% 가까이 인상했다.CJ제일제당은 지난 해 12월 말부터 강력분은 6.5%, 중력분과 박력분은 9.6% 올리는 등 평균 8.8% 밀가루 가격을 인상했고, 동아원도 이보다 앞선 같은 달 21일 밀가루 가격을 평균 8.7% 인상, 대한제분도 지난 9일 8.6%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했다.잇따라 제분업계들이 가격을 인상한 배경을 두고 업계는 지난 해 국제 원맥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원가 상승 압박을 받아 왔기 때문으로 분석한다.국내 제분업체들이 밀가루의 원료인 원맥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밀가루 가격이 잇따라 인상됨에 따라 빵, 과자, 라면 등 밀가루를 원료로 쓰는 가공식품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일례로 지난 2008년 국제 곡물 값 급등에 따라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올리자 농심과 삼양, 오리온, 롯데제과, 크라운 해태 등 라면·제과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다.이에 대해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압박을 받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가격인상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밥상물가를 좌우하는 두부와 콩나물 등 신선식품도 예외는 아니다.지난해 말 풀무원은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약 7~10% 인상했으며, CJ제일제당도 두부 9.3%, 콩나물 13.6%를 인상, 조미료 가격 인상여부도 유통채널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연이어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대상FNF도 현재 10% 내외로 가격인상을 검토 중이다.대상 FNF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검토 중이며 앞서 대형마트에 인상 제안서를 낸 상태”라고 밝혔다.이밖에도 대표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도 지난 해 소주 출고 가격을 8.19% 인상했으며, 매일유업도 분유제품인 '앱솔루트' 모든 품목의 가격을 5∼8% 인상했다.쌀과 채소 등 농산물 물가도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20㎏ 쌀(상품) 소매가격은 4만6470원으로 1년 전보다 5.8%, 1개월 전에 비해 1.1% 올랐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1월 가격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4년(4만7천589원) 수준에 육박하는 것이다.업계는 쌀 가격의 강세를 두고 지난해 태풍 '볼라벤'과 '덴빈'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쌀값은 통상 1월 가격을 저점으로 수확기인 10~11월 상승세를 보여왔다.아울러 최근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배추와 무, 고추 등 주요 채소들의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당분간 가격은 오름세를 기록할 전망이다.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서민들 소득은 여전히 비현실화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서민의 삶의 고단함은 마냥 치닫는다”, “전기요금 인상에 밀가루, 쌀, 분유가격도 일제히 인상이라... 새해 벽두부터 서민가계를 압박하네요”, “이제 곧 제과점들도 빵값 인상 멀지 않았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