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 해운·조선업계, 회사채 만기 도래 자금조달 고민
2014-01-1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올해에도 해운·조선업계의 업황 회복이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회사채 만기를 앞둔 몇몇 업체들은 자금조달 방안으로 고심하고 있다.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STX조선은 각각 올해 7400억원, 4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 중 현대상선은 내달 2600억원을 비롯해 상반기에만 4600억원 가량을 상환해야 한다.지난해 두 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예전 같으면 저금리 차환발행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 해운․조선업종 회사채는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 자금 조달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실제로 지난해 7월 현대상선이 발행한 3300억원 규모의 180회 무보증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는 단 한군데도 없어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물량을 전부 떠안았다.금융기관이 떠안은 회사채는 각자 리테일 채널을 통해 물량을 소화해야 하지만 웅진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돼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현대상선 차환 발행 흥행에 회의적인 시각이 일부 존재하고 있다.한 증권사 DCM(채권자본시장) 담당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 시장이 활황일 때에도 건설·해운·조선 등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은 전무했다”며 “올해에도 이들 업종 회사채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업황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실적 부진이 겹쳐 지난 몇 년 사이 현대상선의 재무상태는 악화됐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660% 가량으로 2년 사이 2배 가량 급증했다.여기에 지난해 실적마저 악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정치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영업손실 2916억원, 당기순손실 57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진다.STX OSV, STX팬오션 등 주요계열사 매각을 진행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STX그룹도 올해 그룹 전체적으로 1조22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되어 있다.해운․조선업황 회복 시기에 대해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해운업황은 글로벌 경기 상황에 후행하고 조선업황은 해운업계를 따라가게 되어 있어 현재 시점으로서는 단기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