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용인되는 스타트업 육성정책 절실하다

2019-10-22     김태균 기자
최수만

“한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 결국에는 가능한 것이 된다”-K.오브라이언

‘스타트업’을 정의할 때 이것보다 좋은 문구는 없을 듯하다.

‘스타트업’이란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사용됐다. 보통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기술과 인터넷 기반의 회사로 고위험·고수익·고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시작은 실리콘밸리지만. 최근 세계 각국 정부에서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나서고 있다. 세계 어디나 정부의 고민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천국으로 불리는 곳이 ‘이스라엘’이다.

인구 800만명, 면적 2만㎢로 남한 땅 5분의 1 크기인 이 나라는 혁신을 무기로 성장과 고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이스라엘을 '창업 국가'로 부르는 이유다. 미국의 IT 조사 프로젝트 스타트업지놈이 발표한 올 상반기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가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은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활발하게 사업 중인 스타트업은 6000곳 정도인데, 이스라엘에선 해마다 신생 스타트업이 1000여 곳 등장한다.

비결 중 하나는 군대를 들 수 있겠다. 징병제인 이스라엘군에선 사이버 보안과 사이버전 관련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한다. 제대 후 이런 군 경험을 토대로 창업하는 사례가 많다. 군부대 출신이 창업한 보안 스타트업만 400여 곳에 달한다.

실패에 관대한 이스라엘 문화도 창업 환경 조성에 한몫했다. 자녀가 학교 시험을 망치고 와도 이스라엘 부모는 자녀를 혼내지 않는다.

벤처 투자가들도 실패한 창업가가 아이디어를 보완해 새로운 사업 계획을 가져오면 투자금을 내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을 마비시키고,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게 만드는데, 이런 도전 정신을 키우는 건 결국 사회 풍토다.

또다른 곳은 중국이다. 창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답게 중국에는 각 분야의 스타트업이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이 문을 연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매일 200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한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스타트업 창업을 주도하는 세대는 젊은층이다. 특히 30대 중에는 스타트업 성공을 발판으로 몸값이 수조 원, 심지어 수십조 원에 이르는 창업자도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지가 '2019년 중국 40세 이하 재계 엘리트 40인’을 발표한 것에 따르면, 1위에는 세계 최대 유니콘 회사로 등극한 바이트댄스의 장이밍 창업자가 차지했다.

이어 중국 얼굴 인식 기술의 선도기업인 센스타임의 창업자 쉬리와 세계 1위 민간용 드론 업체 DJI의 왕타오 창업자가 2, 3위에 올랐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창업정신 고취를 위해 ‘스타트업’ 육성에 정책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단위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는 곳은 많지 않다. 대전테크노파크는 대전시와 함께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일환으로 최근 미국 ERA(Entrepreneurs Roundtable Accelerator)와 협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ERA는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로 2011년 설립 이후 스타트업 180여 개를 배출했다. 분야별로 멘토 500여 명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기업이다.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다.

협약 주요 내용은 ▲ERA 대전지사 설립 ▲ERA 프로그램 제공 ▲ERA 멘토(500명) 지원 ▲글로벌 투자유치대회 공동 개최 등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ERA 대전지사 설립, 글로벌 투자유치대회 개최 등 대전의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이 활발히 이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