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요 상권일수록 공실률 관리 더 필요해 진다

2020-10-22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장재현
최근 강남권 상업시설의 공실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축을 통한 상업시설 공급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공실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규모 상가의 지난 2분기 강남권 상업시설 공실률은 7.9%로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더 내렸다. 서울 전체 평균보다도 2.3%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상권별로는 강남대로 상업시설의 공실률 13.0%로 가장 높았고, 서초 7.4%, 신사역 8.2%, 압구정 6.5%, 도산대로 11.1%, 청담 11.2%, 테헤란로 7.0%, 논현역 2.6% 순이다. 서울 도심권인 광화문 상권에 비해서는 4%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하지만 과거 공실률이 1%대였던 대규모의 상가의 공실률이 높아진 것은 대형 빌딩들의 신축증가와 대형 신생 상가들의 증가, 임대료 상승, 업무시설 이동 등으로 유동인구를 빼앗기면서 임대수요들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소규모 상업시설의 공실률은 도심권에 비해 1.7%포인트로 높은 편이었다. 강남 전체 공실률은 4.5%로 신사역 18.2%, 논현역 9.3%, 압구정 6.4%, 테헤란로 1.8% 등의 순이었다. 광화문과 명동이 0%대인 것을 감안하면 주요 역세권 공실률이 높은 것이다. 이처럼 공실률이 높아진 것은 주요 상권의 대규모 상업시설들의 증가와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인해 일반 수요보다는 자본력을 갖춘 대형 프렌차이즈 등만이 입점할 수 있는 환경으로 상권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불황 등으로 이유로 상업업무용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상가들의 공실률을 더 높이고 있다. 실제 강남권 상업업무용 거래량이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눈길 끌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권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918건으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경우도 지난해 5811건으로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이에 앞으로 상업시설의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상업시설의 공급물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경기불황이나 신상권의 생성 등으로 임대수요들도 덩달아 이동하면서 기존 상권들의 생태환경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상권에 상업시설은 공실률 관리가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강남권에 집중된 업무시설들의 분산과 서울 내 신생상권 등장으로 기존 강남 상권들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종도 단순화되고 있다. 신축 대형 상가들의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상권 내 상가들이 대부분 대형 프렌차이즈 등으로 한정되고 상권의 다양성도 상실되고 있다. 높은 임대료로 임차인들의 이탈도 증가하면서 공실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년 간 강남권에서 진행된 재건축 사업으로 인한 단지 내 상가 공급량도 단기간 증가하게 되면, 배후 수요를 중심으로 구축된 소규모 상가들의 공급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변 상권들의 동향을 꼼꼼히 파악해 공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차환경을 만들어 주는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또 새로 투자를 하려는 수요층들은 수익률과 공실률에 대한 환경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앞으로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는 상황에서는 투자수익은 낮더라도 검증된 곳으로 들어가는 게 오히려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따라서 올해는 본인의 자금여력이 되는 선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한 투자법이라고 생각한다. 공급량도 많고 부동산 경기도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장된 높은 수익률과 미래가치만 보고 상업시설에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