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레이다] 남영비비안, 쌍방울 인수자 선정에 또다시 수상한 급등
2020-10-23 이승익 기자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쌍방울광림컨소시엄이 남영비비안 인수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으로 또 다시 주가가 과열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남영비비안은 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으로 6천원대에서 4만4천원까지 주가가 무려 700% 이상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땅히 호재가 없었던 지난 7월까지 하루 거래량이 500주도 넘기 힘들었던 남영비비안이 최근 1일 거래량이 300만주도 넘는 날도 있어 증권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이후 매각에 대한 절차가 답보 상태를 보이자 지난 17일까지 1만6천원대로 주가가 급락을 했으나 지난 21일 쌍방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결정이 발표되자 재차 3만2천원을 돌파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1957년 설립된 남영비비안은 '비비안' 등 8개 속옷 브랜드를 보유한 여성용 내의 전문기업으로, 지난 7월부터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쌍방울 측에 따르면 매각 대상은 최대 주주인 남석우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75.88%다.
최근 유니클로 등 저렴한 가격과 발 빠른 디자인 변경을 무기로 한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의공세에 성장이 정체되고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에 따라 남영비비안은 지난해 매출 2061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 2094억원, 영업이익 5억원에서 퇴보한 실적이다.
최근까지 회사측은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였다. 2017년 393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해 236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 밖에 공장 등 자산 매각 노력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남영비비안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국내 제조업이 직면한 현실이 그대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투자를 검토한 바 있는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상승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어 투자 결정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쌍방울이 인수자로 깜짝 출사표를 던졌다. 동종업계 인수합병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관련 업계가 이제는 레드오션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팽팽하게 존재한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M&A라는 호재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업황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7월에 이어 최근에도 재차 이상과열급등하는 매매패턴은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