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한국당 패싱’ 가시화...이인영 “비교섭단체와 협상”

“패스트트랙 공조했던 분들 요구...안 만날 수는 없어” 바른미래·정의당·평화당 “합의대로 선거제 개혁안 먼저”

2019-10-23     김나현 기자
23일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의 우선처리에 주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과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야3당은 민주당을 향해 ‘선거제 선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당장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 법안 본회의 부의 시한이 앞으로 닷새 남았다”라며 “교섭단체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 정당들의 의견도 청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당이 오늘도 똑같은 주장만 반복한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다른 선택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바른미래당과 등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공조했던 여야가 뭉치면 의결정족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 원내대표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4당 공조에 대한 질문에 “이중플레이하듯 만날 수는 없으니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먼저 하고 있지만 패스트트랙에 공조했던 분들의 요구가 있는데 계속 안 만나고 있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협상방안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의견 교환을 하는 방식으로 가야할지, 또 다른 어떤 방식으로 복원해야할지 고민스럽다”면서 “3당 원내대표간의 협상을 보고 판단하겠다”라고 했다. 이날 여야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논의를 위한 ‘3+3(각 교섭단체 원내대표 외 1인)’ 회동과 검찰개혁 법안 관련 실무협상을 각각 진행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다만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선처리’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을 비롯한 원내·외 7개 정당과 시민단체 연합체인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제 개혁안이 먼저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두 가지 개혁과제가 패스트트랙에 태워지게 된 것은 여야4당이 공조해 온갖 저항을 뚫고 왔기 때문”이라며 “공수처법 선처리 문제를 갖고 한국당과 자리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4월에 선거제 개혁을 먼저 한다고 한국당을 뺀 4당 원내대표가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을 슬그머니 뒤로 미뤄놓고 있다”며 “그러니까 국민들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불신 받는 것”이라고 했다. 여야4당은 검찰개혁 법안 처리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심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은 여야 4당의 힘과 지혜를 모아 사법개혁과 정치개혁이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