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검찰’ 공정위 위상 축소

인수위, ‘전속고발권’ 폐지해 감사원·권익위·중기청·조달청 등 5개로 분산 추진

2014-01-15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경제검찰’이라는 이름 아래 재계 위에 군림해온 공정거래위원회의 대내외적 위상이 오는 2월 출범하는 박근혜정부에서는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공정위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밑바탕으로 한 대기업 봐주기나 퇴직 직원 전관예우 등의 문제 때문에 국민적 불신을 쌓아왔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현행 공정위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 공약에 따라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전속고발권을 폐지, 공정위와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중소기업청, 조달청이 권한을 분산해 갖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15일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인수위는 공정거래 관련 법 집행을 공정위가 독점하고 있어 법 집행에 대한 견제가 힘들다고 판단, 집행 체계를 다양화함으로써 외부 견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발권 분산과 함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의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 금지를 청구하는 제도도 도입하로 했다. 여기에 더해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그동안 제도적 그늘 아래서 암약해온 경제 강자들의 행패가 상당히 위출될 전망이다.인수위의 복안은 중기청이 중소기업으로부터 접수한 대기업의 불공정 사례를, 감사원이 국책사업 감사과정에서 적발한 불법 행위를, 조달청은 물품구입 과정에서 발견한 불법행위를, 국민권익위는 제보를 바탕으로 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각각 고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다만 이미 기소독점권을 보유하면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검찰의 불공정행위 직접수사권을 도입하는 방안은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검찰의 소관부처로 전락할 수 있다는 공정위의 반발도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인수위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소도시 대형마트의 신규 입점을 지역 협의체에서 합의된 경우에 한해 허용, 골목상권을 보호키로 했다.대형유통업체의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가맹점에 대한 불공정 행위, 건설·정보통신(IT)분야 등의 하도급 불공정특약에 대한 제재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인수위는 소비자보호기금을 설립하고, 소비자 피해구제 명령제도도 도입키로 했다.인수위는 이밖에 대규모기업집단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키로 했다.또 금융·보험회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상한을 단독금융회사 기준으로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5%까지 강화하고,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도 축소할 방침이다.현재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시행되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심사도 모든 금융회사로 확대된다.대기업그룹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를 위한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횡령 등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하고, 대기업 지배주주·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키로 했다.또한 일감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부당내부거래 금지규정을 강화하고 부당내부거래로 인한 부당이익은 환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