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최대석 미스테리’

국방부 업무보고 받다가 혼자 밖으로 나가더니…

2014-01-16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의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직 돌연 사퇴 배경을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의문이 끊이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인수위의 비밀주의로 ‘정책 취재’가 막힌 각종 언론매체들의 취재력이 이 문제에 더 집중되는 낌새까지 있다.

김장수, ‘내부알력설’ 일축했지만 의문 가시지 않아
동료들에 “개인비리 아니고 복잡한 사안” 이메일도

이런 와중에 최 원장이 “개인비리가 아니고 좀 복잡한 사안이 발생해 그만뒀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일부 동료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아 의문과 상상력은 계속 가지를 뻗어나가는 모양새다.최 원장 주변 복수의 관계자들은 최 원장이 지난 13일 저녁 박근혜 당선인의 선거캠프에서 함께 일한 일부 동료들에게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최 전 위원의 이메일에는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돼 놀랐겠지만 개인 차원의 비리는 아니며 조금 복잡한 사안이 발생해 그만두게 됐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고 하는데, ‘조금 복잡한 사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최 원장이 사퇴한 후 ‘처가쪽 거액 재산보유설(說)’, ‘과로설’, ‘아들 이중국적 및 병역문제설’, ‘외부활동 또는 보안 유출로 인한 해임설’ 등이 사퇴 이유로 거론되고 있지만 어느 것도 확실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의문이 풀리지 않다보니 미디어의 관심은 임명과 퇴임 사이에 있었던 인수위의 가장 큰 행사는 11일 오전의 국방부 업무보고로 쏠렸다. 이 업무보고를 둘러싸고 그의 심경을 변화시킬 계기가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날 최 전 위원이 업무보고 도중 혼자 밖으로 나온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거론된다. 인수위 내 ‘비둘기파’인 최 전 위원과 ‘매파’ 간 노선 갈등이 그가 사퇴한 직접적인 이유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무보고에서 최 원장은 “향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군사회담 준비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대북 온건파 입장에서 군당국에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 주변을 장악하고 있는 대북 강경파들과 의견대립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내부 알력설’과 관련해 김장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외교통일분과 간사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삼청동 건물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나 윤병세 위원이 알력을 행사할 사람들이냐”며 “그런 것은 절대 없었다고 봐도 된다”고 주장했지만 의문은 가라앉지 않았다.한편 박근혜 당선인은 앞서 지난 12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선언한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이던 최대석 원장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최 원장은 현재 서울의 자택을 떠나 가족들과 지방 모처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최 원장은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과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에서 활동하면서 박 당선인의 대북 공약을 성안했다. 이를 공로로 인정받아 최 원장은 새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어 왔다.

인수위는 “일신상의 이유”라며 더 이상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최 원장은 이틀째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주변과의 연락을 끊은 상태다. 이 사퇴한 이유를 둘러싸고 갖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