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금융계열사 지원에 '탄탄대로'

내부거래비중 90% 이상 육박
현대차 금융계열사 올해 1000억 가량 일감 몰아줘

2013-01-16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현대차그룹 SI(시스템통합)업체인 현대오토에버가 그룹 계열사 일감 확보로 올해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사정당국의 SI업체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집중 조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년 규모를 높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올해 상반기까지 현대오토에버와 각각 520억2100만원, 440억8000만원 규모의 시스템 구축 및 운영계약을 ‘수의계약’ 형식으로 체결했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오토에버와 체결한 계약금액인 현대카드 310억원, 현대캐피탈 240억원보다 회사별로 200억원 이상 증액된 수치이다.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00년 설립된 회사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0%,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20.1%를 가지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가 29.90%, 기아자동차가 20%, 현대모비스 20% 순으로 현대차그룹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전부 보유하고 있다.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일감으로 고속 성장했다.2010년 매출액 6068억9600만원 가운데 91.7%인 5564억8000만원, 2011년엔 7326억5200만원 가운데 90.1% 6602억5500만원이 내부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SI 업계 상위 업체들의 내부 거래 비중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삼성에스디에스(SDS), 에스케이씨앤씨(C&C)의 내부 거래 비중은 60%대이며 엘지씨엔에스(CNS)는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현대오토에버는 그룹 계열사 물감으로 성장한 이익을 거액의 배당금으로 계열사 및 오너일가에 배분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100억원의 배당금을 현금 및 주식배당 형태로 지급했다.관련업계에서는 그룹 계열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SI업체에 일감을 몰아줘 지배주주에게 배당형태로 부를 증식시켰다고 지적했다.대다수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들은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거나 해당 분야 전문 자회사에 운영을 맡기는 것이 통상적이란 것이다.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합리적 기준에서 정상적인 거래를 진행해 전혀 법적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밝혔다.합리적 기준에 대해 이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에서 전반적인 그룹 IT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볼륨 디시’를 받을 수 있어 비용절감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금융계열사 인 이유로) 보안사항이 중시될 경우와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그룹 계열사에 사업을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비용절감을 중시한다면 수의계약 대신 경쟁입찰을 통한 방법 고려에 대해 이 관계자는 “올해 IT사업 중 단일 사업으로 가장 규모가 큰 300억원대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건은 경쟁입찰을 통해 SK C&C가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올해 IT사업에 집행되는 금액 규모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사업비용은 밝힐 수 없다”고 대답을 회피했다.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일감몰아주기 자제와 경쟁입찰 확대’를 위한 자율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