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문병호도 탈당 “손학규 체제 희망 없다”

손학규 사당화 논란 속 바른미래 분열 가속화

2020-10-27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문병호 최고위원이 27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체제로는 희망이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앞서 문 최고위원은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비당권파인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에 징계가 내려진 후 최고위를 보이콧해왔다. 그러나 문 최고위원이 탈당하면서 손 대표가 그 자리에 지명직 최고위원을 인선하고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워 최고위를 정상가동시키면 당대표가 결정권을 가지게 돼 사실상 손 대표 사당화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최고위원은 이날 탈당 선언문을 통해 “바른미래당은 끝없는 계파싸움만 되풀이하며 갈등하고 대립했다”며 “개혁에 실패했고 자기들이 가진 작은 기득권에만 집착하고 연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15년 12월 제1야당인 민주당을 탈당하고 차가운 황야로 과감히 뛰쳐나왔을 때의 결연한 각오와 결의를 갖고서 또다시 도전과 모험의 길에 나서겠다”며 “바른미래당을 떠나 더 크고 담대한 통합과 개혁의 길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국강병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정치를, 시대변화에 걸맞는 다양성의 정치를, 적대와 증오가 아닌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분열의 정치가 아닌 통합의 정치를, 민생 중심의 선진적 정치를 실천하는 정치세력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하여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구국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없이 유승민 의원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변혁과 신당에는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앞서 문 최고위원은 지난 5월 손 대표가 지명한 ‘당권파’이지만 최근 반당권파와의 계파갈등으로 당내 내홍이 더욱 깊어지자 최고위를 한 달간 보이콧했다. 당초 최고위에서는 당권파 4명, 비당권파 5명으로 비당권파가 수적으로 우위에 있었으나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이 연달아 윤리위에 징계 받으며 4 대 3으로 당권파가 우세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문 최고위원이 손학규·유승민·안철수 대표가 연합해야 한다는 통합론을 주장하며 최고위에 보이콧했고 최고위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이에 손 대표는 지난 21일 문 최고위원을 향해 “이제 당을 새롭게 정비하기 위해 인재영입위원회와 총선기획단을 출범하겠다”며 “문 최고위원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서 이제는 어느 쪽에 설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결단을 내려라”고 문 최고위원을 압박하자 문 최고위원이 먼저 탈당을 선언하며 손 대표 체제와 결별을 고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