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 도 넘은 모럴해저드
무노조 와해 직원들 불법사찰 이어 노동부 공무원들과 유착 의혹
2014-01-17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불법사찰까지 감행한 신세계 이마트가 이번에는 산재처리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공무원들과 유착관계까지 맺어온 정황이 드러났다.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자사의 산재처리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공무원들로부터 조언을 얻는 대신 명절선물을 챙기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이마트 내부문건 ‘탄현점 관련 고용노동부 동향’에 따르면 이마트는 노동부 공무원들이 지난 2011년 7월 경기도 일산 이마트 탄현점에서 발생한 하청업체 인부 4인의 사망사고에 대해 이마트에 유리한 조언을 한 내용이 담겨있다.문건에는 노동부 공무원들이 “이마트가 유가족과 직접 협상에 나서면 안 된다, (냉동기 수리 하청업체인) E업체를 앞세워 보상하게 한다, 유족 측에 최소 3차례 실망감을 안겨줘라, 장례식 비용 정도만 챙겨주라”고 상세히 코치했다.대신 이마트는 노동부 공무원들을 비롯해 경찰과 국정원 소속 공무원들에게 명절 선물을 제공해왔다.지난해 1월 이마트 기업문화팀이 작성한 2011년 추석 선물 배송 목록을 보면 이마트는 노동부 공무원 25명을 포함해 경찰·국정원 직원 등 모두 37명에게 한우세트와 와인 등을 보낸 것으로 돼있다.그러나 이마트는 공무원들과의 유착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일부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현장에 일어난 사고에 대해 보고했을 뿐, 선물 제공과 같은 공무원들과의 유착관계는 전혀 없었다”라고 반박했다.한편, 이마트는 최근 노조를 설립하려한 직원들 대상으로 불법사찰을 자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지난 16일 민주통합당 노웅래·장하나 의원은 국회에서 이마트 직원 사찰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 인사담당 기업문화팀이 작성한 '복수노조 대응전략'이란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문건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011년 3월 이마트 수지점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자 노조를 와해시키고 원천봉쇄하기 위한 '복수노조 대응전략'을 만들어 매뉴얼에 따라 직원 사찰을 해 왔다.이들은 직원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여자친구까지 사찰하는 등 불법 사찰이 폭넓게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노 의원 등은 1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통합진보당 민병렬 대변인도 17일 논평을 통해 “모든 직원들의 행동을 감시하며 기본권을 짓밟은 이마트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일부 인사담당자들이 과하게 일을 진행한 부분은 인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