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朴 공약 수정 없다” 새누리에 경고

“실현가능성·재원 충분히 논의해 마련된 것”

2014-01-18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불거진 ‘공약 폐지·수정론’에 대해 ‘수정은 없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야당은 물론이고 심재철 최고위원과 정몽준 전 대표 등 여당 내부에서도 이른바 ‘공약 수정론’이 제기되는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이는 인수위 시기부터 ‘원칙과 신뢰’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박근혜 당선인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에는 일종의 ‘경고’ 신호를 보낸 셈이다.관련 입장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통해 발표돼 무게감이 실렸다. 김 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과 함께 깜짝 등장, 준비해 온 발표문을 읽어 내려갔다.김 위원장은 “공약 지키지 말아라, 회귀하라, 모두 지키면 나라 형편이 어지러워진다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도리도 아니다”라며 “새 정부가 시작되기 전이고 인수위 작업이나 검토 작업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대선기간동안 국민들께 내놓은 공약은 실현 가능성과 재원 마련 가능성에 대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면서 진정성을 갖고 하나하나 정성껏 마련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발표 후 질문도 받지 않고 퇴장했다.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반박한 데는 박 당선인의 의중도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당선인은 재정 문제를 들어 공약 실행에 난색을 표하는 일부 정부 부처에도 ‘불편한 마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새누리당에서조차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을 제기하는 등 인수위 외부에서 대선공약 ‘속도조절론’이나 ‘출구전략’ 필요성이 거론되는 상황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공약 수정론’을 제기했던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반응이 주목된다.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지,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지에 따라 향후 당청 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윤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발표 내용이) 새누리당에 대한 메시지냐’는 질문에 “굳이 확대해석은 않겠지만 부인도 안 하겠다”고 답했다.그는 “일부 언론이 마치 공약을 수정하는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대선공약은 실현 가능성과 재원마련 가능성을 포함해서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윤 대변인은 또한 자신이 전날 언급한 “개별 공약의 수준이 서로 다른지, 중복되지 않는지, 지나치게 포괄적이지 않은지에 대해 분석·진단하겠다”는 발언이 대선공약 수정시사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윤 대변인은 “(각 부처가 인수위에 보고한) 세부이행계획을 우리가 한 번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인수위가 공약을 수정한다거나, 폐기하라 한다거나, 이대로 가면 나라형편이 어려워진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는 “김용준 위원장의 브리핑이 박 당선인과의 지시나 의견조율에 따라 실시된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인수위 차원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앞서 대선기간에 박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이 실현가능성면에서 가장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지만,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당선인이 내세웠던 공약 중에서 실천 가능한 부분과 예산을 짜면서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들은 국민에게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야기했다.심 최고위원은 “모른척하다가 어물쩍 넘어가는 것보다 얘기하는 것이 정직한 태도”라며 “공약을 부풀린 부분에 대해선 엄밀하게 따져 과장된 부분이 있었다는 부분들은 당에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