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모친상 이틀째...각 정당 대표와 4대 종단 대표만 조문
미사와 기도로 시작...조용한 가족장 위해 조문과 조화 사양
2020-10-30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의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미사와 기도로 장례 이틀째를 맞았다. 문 대통령은 가족장으로 치른다는 원칙에 따라 조문과 조화는 사양했지만 애도의 발걸음이 이어지자 정당 대표들과 종교계 대표 등의 조문은 받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전날 다른 곳에서 머물다가 30일 새벽 5시 40분경 남천성당에 도착해 미사에 참석하고 위령기도를 드렸다. 미사에 참석한 한 수녀는 “위령을 위한 미사였고, 대통령 내외와 친지, 신도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며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장례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겠다는 뜻을 전하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라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고인의 빈소는 남천성당 내 추모관에 마련됐다. 문 대통령이 앞서 밝힌대로 성당 내 출입은 가족들과 신자들로 철저히 제한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인사들의 조문과 조화는 대부분 반려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각각 전날과 이날 빈소를 찾았지만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두 차례 빈소가 마련된 성당을 찾았지만 문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그룹인 이른바 ‘3철’ 중 한 명인 이호철 전 수석은 전날 저녁 성당에 들어가 문 대통령을 만나고 나왔다. 다만 이 전 수석 역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을 뵀지만 조문은 안했다”고 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7대 종단 관계자들로부터는 조문을 받았으며,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도 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정치인들 가운데에서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의 조문을 받았다. 정 대표 내외는 이날 오전 10시 15분께부터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과 함께 추모관 앞에서 기다렸으며, 이를 전해들은 문 대통령이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각 정당 대표와 4대 종단 대표만 조문을 받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조문 뿐 아니라 조화 역시 받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일동명의의 근조 화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근조 화환도 이날 오전 도착했으나 문 대통령 측에서 정중히 사양했다. 전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보낸 근조기도 반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