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주택시장] 문재인 정부 출범후 송파 아파트값 18% 올라
한강변 신축 아파트 3.3㎡당 1억원에 거래돼
거래 안되는데 청약시장은 과열…곳곳서 혼란
2020-11-03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전쟁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며 아파트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은 오히려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집권 초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집값이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세가 확산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같은 불안한 집값 동향에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마치 막차를 타듯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한강변 대장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가 34억원에 거래됐다. 전용 84㎡ 중 3.3㎡당 1억원을 넘긴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 뿐 아니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대 집값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2단지' 전용 59㎡는 지난 9월 말 12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달 초 같은 동일한 주택형이 11억7000만~11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한 달도 안돼 1억원 가까이 뛴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권을 주타깃으로 한 규제책을 쏟아냈지만 2년 5개월간의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역설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2017년 5월 대비 11.13% 올랐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도 4.41%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 5대광역시는 1.38%, 기타 지방은 6.19% 하락했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아파트값 흐름이다. 강남구가 13.48% 오른 것을 비롯해 서초구(11.19%), 강동구(13.42%) 모두 서울 평균 상승률을 훨씬 앞선다. 송파구(18.08%)는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값은 오르지만 거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2017년 5월(1만586건) 1만건을 웃돌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년 후인 지난 5월에는 3432건으로 쪼그라 들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예고로 지난 8월(8586건) 거래가 반짝 늘기는 했지만 이후 다시 움츠러드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집값이 안정되자 내 집 마련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무주택자들에게는 이 같은 흐름이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은 경제재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을 같이 조절해야 하는데 수요억제 정책만으로 집값 안정을 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최근 주택시장 흐름을 보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팔려는 사람 모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