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추산 한국 잠재성장률 2년만에 0.4%p↓

美·佛 등 18개국은 잠재성장률 올라... 미국 17년 1.9%→올해 2.0%로 상승

2019-11-03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라고 볼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최근 몇 년 새 가파르게 떨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1990년대 잠재성장률이 급락하며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일 경제모델로 회원국들의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 우리나라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2.7%로 추산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추산한 2019∼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인 2.5∼2.6%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하락 속도가 커 눈길을 끈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만 해도 잠재성장률이 7.5%였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4∼5%대를 나타내다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3%대(3.9%)로 떨어진 이후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지난 2017년에 3.1%에서 2년 만에 0.4%포인트나 떨어지는 등 하락 속도와 폭이 커졌다. 최근 2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보다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큰 나라는 OECD 36개국 가운데 터키(5.6%→4.9%)와 아일랜드(5.3%→3.7%)뿐이다. 미국, 프랑스 등 18개국은 오히려 잠재성장률이 올랐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2017년 1.9%에서 올해 2.0%로 상승했다. 문제는 이처럼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등이 단기 부양책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거시적인 부양 대책은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킬 수는 있어도 종국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고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바스 배커 연구원을 통해 발간한 '중앙은행이 잠재성장률 하락을 잘못 진단한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워킹 페이퍼)를 통해 단기 부양책으로 금리 인하 정책을 시행했던 일본 사례를 언급 "일본은 잠재성장률 급락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잘못된 정책 대응을 했다"며 생산성 향상 및 저출산·고령화 해결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통한 잠재성장률 개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