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국경제 내년에도 어렵다…충격파 대비해야"

미중 간 관세전쟁시 한국 경제성장률 0.34%포인트 하락 영향

2019-11-04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미국과 무역분쟁중인 중국의 경제가 내년에도 어려워,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충격파에 대비해야 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고가 나왔다.  KDI가 4일 발표한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현재 중국 경제의 가중 중요한 위험요인인 미중 무역분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또 미중무역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의 주요 실물지표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중국경제 성장률 둔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올해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보면 1분기 6.4%, 2분기 6.2%, 3분기 6.0%로 하강국면이고, 앞으로는 향후 6%대 성장률도 유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KDI는 이같은 중국경제 흐름에 대해 단기간 내에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 내부 경기하방 압력이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성장세를 상당 기간 제약할 것으로 판단했다. KDI는 이처럼 중국경제 성장률 둔화는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올해 들어 중국과 우리나라 양국 교역량이 총수입 증가율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양국 간 관세부과가 주변국에 미칠 간접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더해 무역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의 관세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0.34%포인트 하락한다는 구체적인 분석도 나왔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는 경우에는 0.32%포인트, 중국이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에는 0.02%포인트의 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중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은 중국 측의 수출 감소보다는 내수 감소 영향이 더 크다. 중국의 내수가 감소할 경우 중국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며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이 악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중 상호관세의 경우 중국에 부과된 관세율이 더 고율이고 상품도 많기 때문에 중국이 입는 타격이 더 크다”며 “국제 산업 연관표(WIOD)에 따르면 주요 44개국 중 한국은 대만에 이어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함께 대외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조합을 통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근본적으로 물적자원과 인적자원이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자연스럽게 유입 될 수 있도록 규제완화, 부실기업 정리 등 한국경제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김 위원은 “통상정책은 기존 상품교역 및 자유무역협정 중심에서 보다 다양한 이슈를 다룰 수 있도록 포괄범위를 넓히고 산업정책과 연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수입다변화 및 국산화율 제고, 기초기술 개발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