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박찬주에 황교안 "국민 관점서 판단" 사실상 영입 철회
박찬주 "삼청교육대는 극기 훈련을 말한 것...사과 안해"
나경원 "공감 능력 떨어져"...김세연 "지역 공천도 안돼"
2020-11-05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삼청교육대' 발언으로 논란을 키운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귀중한 분"이라며 그를 옹호해 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결국 사실상 영입 의지를 접었다. 박 전 대장을 두고 한국당 내에서조차 "정치판에 부적절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여서 황 대표의 리더십에는 깊은 상처가 남게 됐다. 박 전 대장은 우리공화당의 러브콜에도 여전히 한국당 간판으로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박 전 대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불법적이고 비인권적이었던 삼청교육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극기 훈련을 통해 단련을 받으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제 분노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소장에게 사과한다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 해 왔던 여러가지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사과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민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당내 신정치혁신특위 신상진 위원장도 "박 전 대장이 국민과 소통·공감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요건인 정치인은 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과의 공감 인식이 상당히 준비가 안 돼 있는 분, 정치판에 들어오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박 전 대장을 지역구에 출마시켜 유권자의 선택을 받게 하자던 여의도연구원장 김세연 의원마저 "비례대표뿐 아니라 지역구 공천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명시적으로 영입 철회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철회 쪽으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장 영입 여부와 관련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장의 '삼청교육대' 발언이 나오기 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다. 황 대표는 지난달 31일 박 전 대장에 대해 당 최고위원 전원이 영입 반대를 외치자 "귀중한 분"이라며 그를 옹호했다. 전날에도 "좋은 인재들이 함께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저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한편 박 전 대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박 전 대장의 영입을 공식화 하면서 "요즘 한국당에서 박 전 대장한테 하는 걸 보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제가 전화를 드려 '원래 생각한대로 우리공화당으로 오십시오'라고 말했고 (박 전 대장도) 긍정적인 대답을 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은 우리공화당 입당을 부정하면서 한국당에서 총선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그는 "홍 대표가 저와 친분이 많아 어제 (삼청교육대 발언 논란을) 위로하면서 덕담 차원에서 주고 받은 이야기"라며 "(정치) 뜻을 펼치기에는 한국당이 더 적합하다"고 했다. 이어 "내년 총선은 한국당에서 치를 것이다. 지역구로 나갈 생각인데 인재영입이 왜 필요한가. 천안 험지에 가서 한국당에 1석을 바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