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부른 강기정 "정의용 제대로 답변"
사과한다면서 또 나경원 비판..靑안보실장 北ICBM 발언 옹호
2019-11-0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정감사 폭언 후폭풍이 확산되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가 6일 파행됐다.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회의가 파행되자 강 수석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발단이 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관련 발언을 옹호하면서 이를 지적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재차 비판했다. 정 실장은 국감에서 북한에게 이동식 ICBM 발사능력이 없다고 해 안보위기론을 불렀다.
지난 1일 청와대 국정감사 당시 고성과 삿대질로 논란을 빚은 강 수석은 이날 오전 예결위 회의 참석차 국회를 찾았다. 하지만 한국당은 강 수석의 출석에 예결위를 보이콧했다. 강 수석은 “그날 하루 종일 영상을 돌려보라. (정 실장이) 제대로 답변을 했는데도 ‘어거지’라고 하는 회의 진행을 국회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북한에게 이동식 ICBM 발사능력이 없다고 단언한 정 실장의 답변은 제대로 된 것인데, 나 원내대표가 꼬투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피감기관과 의원의 위치를 바꿔놓고 보니까 제가 국회에 있을 때도 솔직히 그런 일이 있었지만 5년전 10년전과 변화가 없다”며 “국무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왜 국회는 질문하고 답변을 듣지 않느냐’, ‘왜 무조건 불신부터 하느냐’라는 것이다. 모든 국무위원들이 말을 못해서 그렇지 완전히 을 중의 을”이라고 했다.
다만 강 수석은 당시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는 사과할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잘못한 것은 백번이든 필요하면 사과해야 한다. 그날 정 실장과 나 원내대표와의 발언에 불쑥 끼어든 것은 백번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라면 저는 얼마든지 져야 될 위치다. 이걸 핑계로 또 국회가 공전하면 어떡하나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날(국감 당시) 사과를 충분히 했고 밤 12시가 되니까 피감기관 동의 하에 차수변경 이후 여야 질의도 했고 (국감이) 잘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를 찾을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오지말라고 하는데 찾아가면 오히려 어깃장을 놓는 것”이라며 “사람 마음이 풀리면, 필요하면 찾아봬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당은 강 수석의 경질을 재차 요구하며 각종 여야 협의 중단을 시사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예결위가 열리기 앞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그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저는 강 수석이 더 이상 국회에 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강 수석이 국회에 올 이유가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 실장에 대해서도 “안보에 대한 기초적 사실도 제대로 대답 못 하며 북한의 신형 (단거리) 4종 세트를 과소평가하기 바빴다”며 “미사일 방어 어렵다는 데도 억지를 부리며 명백한 안보 불안 덮기에 급급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는 “(패스트트랙 안건을 협의하는) ‘3+3(각 당 원내대표 외 1인) 회의체’도 당분간 논의가 중단될 수 있다”고 말하며 여당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여야 3당 간의 경제·민생 법안 처리 관련 첫 실무회동이 취소됐으며, 이날 오후로 예정된 검찰개혁 법안 관련 실무진 회동도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