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살인마, 치정과 폭력에 ‘욱’…그녀들의 殺을 부르는 주문
<‘피범벅’ 살인공식 대해부> 애정문제∙생활고∙우울증 등으로 갈등人 살해…그중 ‘배우자 살인’이 41%로 가장 높아
쾌감∙성적 동기 없는 개인적 문제로 범행
도구 이용한 ‘목 조르기’ 살해방식이 주류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2004년 유영철, 2006년 정남규, 2009년 강호순 등 잔혹한 살인마들의 실체가 2~3년을 주기로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역대 잔혹 살인마들은 대부분 여성을 주타켓으로 삼았던 ‘남성 살인범’이었고, 일반적으로 여성은 ‘살인범죄자’의 이미지와 부합되지 않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새 자신의 자녀와 남편 등을 잔혹하게 살해한 여성들의 살인행각이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들 여성살인범들은 남성살인범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남성살인범들이 성적욕망이나 살인이 주는 쾌락 등을 채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면 여성들은 우울증, 생활고, 가정불화 등을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었다. 지금 당신의 주변에서도 벌어지고 있을지 모르는 여성살인범들의 범행공식을 <매일일보>이 집중해부했다.
가족 등 지인 살해하는 경우 많아
그녀들은 왜 살인자가 됐나
이 연구결과에서처럼 대부분의 여성살인범의 범행은 ‘사랑’을 기반으로 함께 인생을 살아가던 사람들을 피해자로 삼고 있다. 이는 가정 내의 갈등상황이나 관계적 욕구를 외부로 표현하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받아들인 후 순간적으로 분노와 폭력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연구에 따르면 여성살인자 중 70%가량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살인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는 논쟁이나 폭력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논쟁의 이유는 30.3%가 애정문제, 가정 내 불화(18.2%), 모욕∙비하∙학대(15.2%)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남성살해범의 37%는 피해자와 아무런 갈등관계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친분관계가 없던 사람을 살해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성살인범들의 9.5%가 성적동기를 갖고 범행을 저지른 것과 달리 여성의 2%만이 신체부위에 상해를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살해범 중 2.1%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으며, 여성들은 그의 6배에 달하는 12.5%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살인범보다 우울증 6배 높아
지난 30여년 간 여성 살인범들의 특징을 통계 낸 결과 이들 중에는 30대 이상의 기혼(혹은 동거)자가 많았으며 30% 정도는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저학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전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판매서비스직에 집중되어있는 등 대부분 낮은 생활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또 그리고 약 75% 정도는 초범이었으며, 성장기일탈경험도 남성 살인범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관련 형사정책연구원 한 관계자는 “여성 살인은 가정 내 학대나 다른 강도 높은 갈등 상황 속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 살인범죄의 피해자가 배우자가 많음을 감안할 때 많은 수의 자녀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를 한순간에 상실하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또한 어머니가 수감됐을 경우 사회는 자녀들을 양육하고 돌보기 위한 공공부조와 재정적 지원의 부담을 안게 된다”며“여성 살인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실제적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