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문 정부, 기업 위한 정책 필요할 때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지난 9일, 임기 절반을 넘어서며 반환점을 돌았다. 정권 초기 80%를 넘어선 지지율은 경제 정책 난항, 조국 사태 등의 영향으로 40% 대에 머물고 있다. 초기 높았던 정책 기대감과 비교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재계도 마찬가지다. 시작부터 반(反)기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경제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기업을 찾고, 재계 총수를 찾아 기업의 활약상과 성과를 치하(致賀) 했지만 나아진 건 없다. 여전히 기업에 대한 규제 정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정부 정책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등과 수차례 만나는 등 친기업 뉘앙스를 펼쳤지만 정작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이들의 외침에는 귀를 닫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쇼통’이란 지적에 대해 정부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정부와 국회에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을 위한 개정법안 등 주요 경제 밥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국회의 여야간 소모적 대립과 각 당의 입법 및 선거전략, 정부의 미온적 자세, 노동계의 강력한 반대로 입법화에 전혀 진전이 없다”며 “매우 답답하고 무기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그동안 근로기준법 개정 등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기업 발목을 잡는 법에 대한 규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를 경제 정책의 최우선으로 결정한 문재인 정부는 미온적 자세를 보이면서 ‘반기업 정책’이라 오명을 얻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급락하고 미중무역전쟁과 일본 무역 규제 등과 맞물리면서 올해 수출과 경제성장률은 낙제점을 받을 위기에 몰렸다.
기회는 남아있다. 정권 하반기 문 정부가 경제 정책에 대한 전면적 수정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경제에 ‘올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경제 활동을 하기 위한 장(場)을 정부가 마련해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 투자를 늘리도록 정책을 유도하고, 기업 성장에 해가 되는 규제들을 제거해야한다.
주 52시간 정책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변화에 발 맞추면서도 탄력 선택 근로제 확대를 통해 기업의 노동시간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에서도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이 추가 고용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증대해 경영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투자로 연결돼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가 경제 정책에 소극적이었다면 앞으로의 남은 임기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한번 추락한 경제를 다시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그 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